손흥민 폭풍 드리블? 뮌헨은 OK, 맨유는 NO인 이유
입력 : 2013.10.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폭발적인 스피드. 가히 한국축구를 대표할 만한 에이스의 몸짓 이었다. ‘세계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폭풍 드리블을 선보인 손흥민(21,레버쿠젠)의 얘기다.

손흥민은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에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후반22분 교체 투입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팀의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임팩트는 강했다. 특히 추가시간 손흥민이 보여준 폭풍드리블은 뮌헨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하프라인 근처에서 시작해 약 50m 가량을 단독 드리블하며 뮌헨의 골문으로 돌진했다. 비록 마무리가 아쉽긴 했지만 ‘세계최강’ 뮌헨에게 일궈낸 것이라 손흥민의 드리블링은 고평가되기 충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9월에 열린 2013/2014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가 떠오른다. 손흥민이 이날 경기에서 1 도움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장기인 ‘드리블 능력’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손흥민의 드리블링은 뮌헨에게 먹히고 맨유에게는 먹히지 않는 것일까? 두 팀 모두 유럽 축구판에서 내로라하는 강팀인데 말이다. 답은 간단한다. 손흥민이 독일 분데스리가 팀에 더 적합한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분데스리가 팀들은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최종 수비라인도 타 리그의 팀들보다 앞에 형성된다. 그렇다 보니 양쪽 측면 수비수들에게는 활발한 오버래핑이라는 숙제가 주어진다. 조금 과하기는 하지만 손흥민의 동료이자 레버쿠젠의 왼쪽 측면 수비수인 보에니쉬가 공격 쪽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이런 공격적인 전술이 뻥 뚫린 뒷공간이라는 허점과 맞물린다는 것이다. 측면 수비수의 오버래핑시 측면 공격수 혹은 중원 미드필더간의 스위칭 플레이가 실패할 시 뒷공간을 휑하니 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손흥민처럼 빠른 순간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링이 장점인 선수들이 조금 더 쉽게 장기를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된다.

반면 ‘맨유’와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팀들의 수비 스타일은 다르다. 대부분의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지원을 나갈 때 ,가장 중점이 되는 것은 타 공격수와의 스위칭 플레이다. 즉 오버래핑을 하더라도, 자신의 뒤를 커버해 줄 수 있는 선수를 찾은 후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맨유와의 일전에서 손흥민의 드리블링은 빛을 내기에 어려웠다.

이미 두 리그의 확연한 스타일 차이로 빛을 내지 못하는 선수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전 레버쿠젠 선수인 안드레 쉬를레가 대표적인 예인데, 독일에서 빠른 발과 공간을 무너뜨리는 드리블 능력으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던 쉬를레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EPL로 넘어와서는 아직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분데스리가와 다른 EPL식 수비라인을 무너뜨릴 방법을 찾지 못한 모양새다.

순간적인 스피드와 드리블링은 ‘선천적 능력’이고, 손흥민은 운 좋게도 이점을 타고 났다. 그리고 언젠가 손흥민은 맨유 수비수들의 간담도 서늘케 할 일이 찾아 올 수 있다. 단 상대팀 수비 전술에 따른 철저한 분석과 창의적인 공격 루트를 찾았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사진= ⓒBPI/스포탈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