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87분] ‘미친 존재감’ 손흥민, 판 페르시의 향기가 난다
입력 : 2013.10.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천안] 김성민 기자= 수준 높은 완벽한 슈팅이었다. 그리고 그 슈팅은 한국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에게 승리를 아닌 손흥민(레버쿠젠)의 얘기다.

손흥민은 15일 밤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아프리카의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 팀의 두 번째 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리며 3-1 승리의 혁격한 공을 세웠다.

사실 이번 말리전에서 손흥민의 선발 여부는 안개 속에 가려져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 14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가진 공식 훈련 후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의 네임 벨류가 아닌 상황에 따른 선수기용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기 때문이다.

홍명보가 손흥민을 선택한 이유는 이번 말리전은 지난 브라질전과 전략적 구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말리는 큰 키와 탁월한 신체조건을 가졌지만, 무게 중심이 밑보다는 위에 있어 손흥민과 같은 빠른 발을 지닌 선수에게 약점을 보인다.

그렇기에 이번 말리전은 손흥민에게 멍석이 깔려진 경기였다. 말리는 경기 시작부터 수비라인을 한껏 끌어올리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말리 골키퍼와 최후방 라인은 그 틈이 벌어져 한국이 배후침투하기 용이했고, 손흥민의 활동 반경도 넓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손흥민은 말리의 뒷 공간을 좌.우 가리지 않고 침투하며 찬스 생성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물론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전반 17분 손흥민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살리지 못했다. 전반 17분 김진수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김진수의 센터링이 세기, 각도등 완벽에 가까운 크로스였지만, 머리에 제대로 임팩트가 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러나 두 번의 실수는 허용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1분 문전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을 도와준 선수는 ‘선배’ 이청용. 이청용은 아크 오른쪽에서 말리 수비진 사이로 살짝 띄워준 볼을 손흥민이 수비진 사이로 파고들어 받아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했다.

하나하나 따져 봐도 부족한 것이 없었다. 공간을 찾아가는 움직임. 디딤발 반대편으로 떨어뜨리는 완벽한 가슴 트래핑. 그리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까지. 손흥민의 슈팅은 마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스트라이커라 불리는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아이티전 이후 오랜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본 한국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판 페르시가 구사하는 슈팅을 꼭 빼닮은 손흥민의 슈팅이 있었다.

사진=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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