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눈] 박주영, 연봉 낮춰서라도 위건 가야 했다
입력 : 2013.10.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위기의 남자’ 박주영(28, 아스널)에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유일한 탈출구로 여겼던 위건으로의 임대를 거부했다. 어찌 보면 위기를 더욱 키우고 자초한 것 같은 모양새다.

최근 위건은 박주영을 긴급 임대 형식으로 3개월간 영입할 계획을 가졌다. 그러나 박주영의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15일 영국 ‘미러’는 박주영의 위건 임대 이적이 무산됐다고 전하면서 위건의 박주영 임대 제의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미러’는 박주영의 높은 연봉이 무산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위건은 임대료 없이 박주영의 연봉을 지불하려 했으나 300만 파운드(약 51억원)의 연봉은 위건에 부담으로 작용한 셈이다.

박주영 측은 위건의 제의를 거절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미러’의 보도대로 박주영이 연봉 문제로 위건의 제의를 뿌리쳤다면 그의 결정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박주영은 셀타 비고 소속이던 지난 4월 22일 사라고사전 이후 공식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벌써 6개월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아무리 능력 있는 선수라도 오랜 시간 실전을 소화하지 못하면 경기력에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 와중에 위건에서의 임대 제의는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였다.

사실 위건이 박주영을 임대하려던 이유는 주전 공격수들의 줄부상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최근 하나 둘씩 쓰러졌던 공격수들이 복귀 하고 있다. 위건의 오언 코일 감독이 박주영을 임대로 데려와도 백업 요원으로 둘 것이라는 현지 보도도 있었다.

이 점이 박주영에게 있어서 위건행을 주저한 원인이 될 수 있었다. 위건에 임대되더라도 3개월간 별다른 소득 없이 시간만 보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비록 위건에서 자신의 신분이 불확실하더라도 기존 선수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인다면 기회는 충분히 온다. 게다가 코일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 잘 알고 호감도 갖고 있다. 볼턴 감독 시절 제자였던 이청용의 추천도 코일 감독이 박주영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 요인이었다.

게다가 위건에서 3개월을 성공적으로 보내면 시기적으로 1월 겨울 이적시장 때 아스널에 복귀하게 된다. 박주영을 원하는 팀들이 나타날 것이고 아스널의 족쇄를 풀고 새롭게 시작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주영은 위건행을 포기하고 아스널에 머물렀다. 아스널에서도 기회가 올 수 있지만 그것은 기약 없는 기다림일 뿐이다. 어쩌면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한 채 한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물론 가정이지만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위건행 포기는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선수는 뛰어야 한다. 그래야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

글=김성진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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