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정성래 기자= 이천수를 ‘다시 한 번’ 믿었던 한국 축구계와 팬들이 우롱 당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6일 이천수(32, 인천 유나이티드)를 폭행 및 재물 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천수는 지난 14일 새벽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술집서 옆자리 손님 김모(30)씨와 시비가 붙었다. 김씨는 이천수로부터 얼굴을 두대 맞았다고 주장하며 이천수의 처벌을 원했고, 경찰 조사 결과 이천수의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사람은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천수는 그 실수가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기행과 반성은 한 두 번으로 충분하다. 이천수는 사람들의 그의 기행을 잊을 만 하면 어느새 또 다른 사건사고를 만들어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다.

그는 폭행 시비에 휘말린 초기 “아내와 함께였고, 김씨가 시비를 걸어 분을 삭이기 위해 맥주병을 깼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천수의 아내는 현장에 없었던 것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천수의 말이 사실이었다면, 이 정도의 배신감은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가족을 오히려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아 이 위기를 빠져나가고자 했다.

인천 이적 이후 이천수는 그간 자신이 행했던 과실을 반성하고,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팬들은 바뀐 그의 모습을 진실이라고 믿었다. 인천에 새 둥지를 튼 이천수는 성실한 자세로 후배들의 모범이 되며 ‘개과천선’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천수는 믿었던 이들을 우롱했다. 그의 복귀를 위해 노력했던 한국 축구계 종사자 및 선배들과, 그의 부활을 진심으로 바랐던 팬들 모두를 말이다.

이천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