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김보경(24)의 플레이는 리그 최고의 골키퍼 페테르 체흐(첼시)마저 움찔하게 했다.

카디프 시티는 19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서 열린 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서 1-4로 패배했다. 그러나 대패 속에서도 카디프는 김보경의 활약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김보경은 팽팽한 1-1 승부를 이어가던 후반 10분 개리 메델과 교체 투입됐다. 그는 후반 14분 과감한 중앙 드리블 돌파로 첼시 수비의 핵 존 테리를 벗겨내고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골대와 거리가 있었지만, 그의 돌파력은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비수를 상대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장면이었다.

돌파력을 입증한 김보경은 지능적인 슈팅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후반 29분 페널티 에어라인 좌측면에서 임팩트 있는 슈팅을 시도했지만 체흐의 선방에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슈팅 장면 속에 김보경의 허를 찌르는 슈팅은 고평가되기 충분했다.

후반 29분 김보경은 동료 테일러의 패스를 이어받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때 김보경이 취할 수 있었던 볼 처리는 3가지. 중앙에 침투하는 동료들에게 크로스를 올리는 것과, 가까운 왼쪽 포스트로 혹은 반대쪽 오른쪽 포스트를 향해 슈팅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첼시의 수비수들은 김보경이 크로스를 올리거나 가까운 왼쪽 포스트로 슈팅을 한 것에 대비했었다. 김보경의 슈팅 직전 앞을 가로막았던 이바노비치가 손을 뒤 허릿춤에 놓으며 크로스에 대비해 핸들링 파울을 방지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페널티 에어라인 안에서 이뤄지는 핸들링 방지를 위한 행위이나 이바노비치가 슈팅 각도를 줄이기 위해 발을 뻗는 타이밍이 늦었던 것을 감안하면, 슈팅보다는 크로스에 무게를 둔 것을 알 수 있다.

첼시의 수문장 체흐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체흐는 김보경의 슈팅 당시 오른쪽 포스트 끝자락에 위치해있었다. 이런 경우 두 가지의 공격을 대비하겠다는 뜻인데, 반대쪽 포스트로 낮게 깔리는 슈팅을 대비하는 것과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로 향하는 크로스를 수비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체흐는 몸의 무게 중심을 반대쪽에 놓고, 다이빙 준비를 했다.

체흐의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김보경의 슈팅이 반대쪽 포스트를 겨냥한 슈팅이었다.

그러나 체흐도 당황할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다. 슈팅의 최종 목적지가 반대쪽이지만 각도는 체흐의 정면으로 향하는 강력한 슈팅이었기 때문이다. 체흐는 반대쪽으로 쏠렸던 몸의 중심을 다시 잡아 핸들링을 해야 하는 부차적 동작이 생겼기 때문에 수비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체흐는 빠른 반사 신경을 바탕으로 슈퍼 세이브로 연결하는 리그 최고 골키퍼의 역량을 보였다.

아쉽게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그러나 김보경은 교체 투입 이후 팀의 공격력에 생기를 불어 넣었고, 영리한 축구 지능으로 첼시 수비수와 ‘야신’급의 능력을 보여주는 체흐를 시종일관 괴롭히며 왜 자신이 카디프 공격의 핵심인지를 스스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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