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탈락, 밀러는 합격? ML 텃세인가
입력 : 2013.11.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류현진(26, LA다저스)이 2013 메이저리그 ‘올해의 신인’ 최종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신인왕을 예상했던 것은 아니지만 후보에 조차 오르지 못한 점은 의외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Baseball Writers' Association of America)는 6일(이하 한국시간), 신인왕 최종 후보 3명을 발표했다. 마이애미 말린즈의 호세 페르난데스(21),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셸비 밀러(23), LA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22)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푸이그는 타자라 비교가 쉽지 않고, 페르난데스야 사이영상 후보에도 오를 만큼 엄청난 활약을 했지만 밀러에게 조차 밀린 점은 쉽게 수긍하기 힘들다. 류현진은 밀러에게 승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에서 앞섰다. 성적 이외의 요소가 작용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밀러는 올 해 31경기에 선발로 나와 173⅓이닝을 던지며 15승 9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이닝당출루허용율(WHIP)은 1.21,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 13회, 완봉 1회, 피출루율 0.299, 피OPS는(피출루율+피장타율) 0.670이었다.

훌륭한 성적임에는 틀림없지만 류현진과 비교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류현진은 올 시즌 30경기 선발 등판해 192이닝을 소화하며 14승 8패, 평균자책점은 3.00이었다. WHIP는 1.20, 퀄리티스타트 22회, 완봉 1회 포함 완투 2회, 피출루율 0.299, 피OPS는 0.660을 기록했다. 성적이 증명하듯 류현진은 승수 이외에 거의 모든 부문에서 밀러보다 나았다.

페르난데스가 12승(6패)만 거두고도 최정상급 투수로 평가받는 점을 보면 ‘승수’가 절대적인 요소도 아님을 알 수 있다. 다만 페르난데스는 평균자책점 2.19, WHIP 0.98로 승수를 제외한 다른 기록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객관적인 기록에도 불구하고 최종 후보에서 류현진이 제외된 이유로 텃세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메이저리그는 그간 한국이나 일본 리그를 거쳐 온 ‘중고신인’에게 인색했다. 지난 2001년, 스즈키 이치로가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석권한 이후 ‘중고신인왕’의 명맥이 끊겼다. 2003년 마쓰이 히데키, 2012년 다르비슈 유 등도 뛰어난 성적을 올렸음에도 신인왕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실제로 미국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과연 신인으로 봐야 하는가 하는 논란이 있다. 지난 9월 CBS스포츠는 “류현진은 26살의 나이, 그리고 10년 가까이 되는 한국에서의 경력 때문에 투표에서 불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자신들이 신인왕의 기준을 정해놓고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니, 어불성설(語不成說)이 따로 없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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