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좌완 투수 영입 잔혹사, FA로 탈출하나
입력 : 2013.11.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기사 첨부이미지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두산 베어스와 좌완 투수는 잔혹한 관계다. 그동안 거금을 들여 좌완 투수를 데려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과연 두산이 이번 FA 시장을 계기로 좌완 투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 박정진과 롯데 자이언츠 강영식이 FA 시장에 나왔다. 기본적으로 잔류를 표명하고 있지만 좌완 불펜의 희소성을 생각하면 이적의 가능성은 높다. 이 두 명의 FA 선수들이 두산의 영입욕구를 자극하고 있지만 섣불리 좌완 투수에 돈 쓰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두산의 좌완 불펜 영입 역사는 잔혹했다. 두산은 2009년 당시 서울 히어로즈로부터 이현승을 현금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금민철+현금 10억 원이 거래 내용이었다. 이현승의 영입은 두산의 좌완 투수 갈증을 씻어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010년 3승 6패 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75, 2011년 3승 5패 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82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2011년을 끝으로 상무에 입단한 이현승은 제대 후 팔꿈치 수술 재활로 2014년이 되서야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다.

이혜천의 경우는 조금 더 뼈아프다. 두산은 2011년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친정으로 돌아온 이혜천에게 계약금 6억 원 포함 총액 11억 원을 안기며 부족한 좌완 구멍을 메워줄 것을 기대했다.

이번에도 여지없지 예상은 빗나갔다. 이혜천은 2011년 6.35, 2012년 7.45, 2013년 11.5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심지어 이번 시즌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좌완 게릿 올슨조차 10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6.52의 성적을 남기고 퇴출당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이 “왼손 투수 필요 없다. 잘 던지는 투수는 좌타, 우타 가리지 않고 잘 막는다”며 ‘좌완 무용론’을 주장할 만하다.

하지만 김진욱 감독도 잘 알고 있다. 두산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좌타 라인을 극복하지 못하고 3승 1패 후 3연패를 당했다. 포스트시즌 16경기를 치르느라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삼성의 강력한 좌타자들인 박한이, 채태인, 최형우 등이 승리의 주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쓸 만한 좌완 투수가 없었다는 사실이 패배에 전혀 무관하지 않다.

현재 두산에는 유희관을 제외하면 확실한 좌완 투수가 없다. 이번 시즌을 재활로 보낸 이현승은 2014년 시즌 중반에야 얼굴을 볼 수 있다. 지난 8일 고양 원더스로부터 영입한 여정호와 기존 좌완 유망주인 정대현, 원용묵 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당장 2014 시즌 초부터 쓸 좌완 투수가 마땅치 않은 두산이 FA에 걸어볼 만한 이유다.

두산은 이미 내부 FA 단속에 총력을 기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찌 보면 두산에게 더 시급한 것은 좌완 잔혹사를 끊는 일일 수도 있다. 과연 두산이 이번 FA 시장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사진=뉴스1 제공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