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FA 관심 없다는 구단들..진짜 속내는?
입력 : 2013.11.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정말 관심이 없는 걸까, 아니면 없는 척 하는 걸까. 올 시즌 프로야구 FA 시장이 영 조용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치열한 물밑싸움이 진행 중이다.

오직 한화만이 외부 FA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원 소속팀과 우선협상기간이 끝나는 16일 자정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반면 삼성과 LG는 그간 FA 시장에서 많은 돈을 써왔지만 올해만큼은 집안 단속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KIA와 SK, 롯데 역시 각각 자기 선수들인 이용규와 정근우, 강민호를 잡는데에 ‘올인’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외부 FA에 관심이 없을 리가 없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6명이나 FA를 선언했다. 선발투수, 좌완불펜, 포수, 내야수, 외야수 등 없는 포지션이 없다. 특히, 두산이나 SK를 제외한 모든 팀은 포수 보강이 시급하다. 생각보다 포수 유망주가 성장하지 못한 삼성과 LG는 강민호가 시장에 나오기만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타 팀 FA에는 관심이 없다며, 16일이 지나서 영입 가능한 선수가 나오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여유를 부리고 있다.

이는 원 소속구단의 경계심을 낮추려는 ‘언론플레이’일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경쟁자가 없다고 착각하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잔류시키고 싶은 선수에 대한 잠재적인 경쟁자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선수가 우리 팀을 나가봤자 갈 곳이 없다고 판단하면 아무래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할 것이다. 반면 여기저기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면 그 팀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인다.

우선협상기간에 원 소속팀은 선수 잔류를 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특히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선수의 경우에는, 이 선수를 원하는 다른 팀의 배팅금액까지 예측해야 한다. 선수는 당연히 시장에서 자신이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때문에 원 소속팀은 이 선수가 다른 조건을 들어보지 않아도 만족할 만큼의 액수를 제시해야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시장에서 수요가 없다면 몸값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즉, 구단은 이 선수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최소한의 금액’을 제시할 것이다. 여기서 만약 선수가 자신은 그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원 소속팀과의 협상은 결렬된다.

실탄이 아무리 많아도 선수가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써보지도 못한다. 우선 협상 기간에 그냥 도장을 찍어버리면 말짱 꽝이라는 이야기다. 강민호에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는 롯데를 방심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강민호를 시장으로 불러내려는 ‘언론플레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롯데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아직 우선협상기간이지만 소리 없는 ‘쩐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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