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억 쓴 한화, 2009년 LG에게 얻을 교훈
입력 : 2013.1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한화가 137억을 들여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를 품었다. 집안 단속에도 41억을 썼다. 다음 시즌 탈꼴찌를 넘어 더 큰 목표에 대한 기대가 부푼다. 하지만 FA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내부 육성 없이는 리빌딩도 없다. 2009년, LG가 그랬다.

한화는 지난 17일, 정근우와 이용규 영입에 성공했다. 16일 자정,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기간이 끝나자마자 발 빠르게 움직였다. 결국 17일 새벽, 정근우와 이용규에게 각각 70억과 67억으로 도장을 받아냈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1, 2번을 치고, 김태균 최진행 송광민으로 이어질 한화의 타선은 단숨에 국내 최고급으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타자 용병까지 가세한다면 그 파괴력은 상상 이상일지도 모른다.

2008년 겨울, LG도 FA 시장에서 많은 돈을 썼다. 2008년 꼴찌였고, 2009년은 김재박 감독의 마지막 해였기에 구단은 과감히 투자했다. SK에서 ‘국민우익수’ 이진영을, 넥센(당시에는 서울 히어로즈)에서 3루수 정성훈을 데려왔다. 타자용병 페타지니까지 건재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LG는 2009년을 7위로 마감했다.

당시 LG 타선의 폭발력은 엄청났다. 이대형은 도루 64개로 이 부문 1위, 박용택은 타율 0.372로 타격왕을 차지했던 시즌이었다. 이진영과 정성훈 모두 3할을 넘게 쳤고, 페타지니는 26홈런에 100타점이나 올렸다. 5월 한때 2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그게 전부였다. 여름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다시는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문제는 역시 백업이었다. LG는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가 너무 컸다. 주전 9명은 최고지만 이 9명으로 한 시즌을 치를 수는 없다. 다시 말해 항상 베스트멤버로 경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백업 요원이 탄탄해야 한다. 누군가 지쳐서 휴식이 필요하면 빈자리를 메꿔 줄 선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백업이 부실하면 시즌 초반의 기세를 끝까지 이어갈 수 없다. 이런 역할을 해줄 백업은 내부에서 키우는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마운드였다. 당시 LG는 ‘추격은 하지만 역전하지 않는다’는 오명을 얻었다. 타선의 힘은 엄청나서 득점력은 손색이 없지만, 마운드가 너무 약해 그만큼 점수를 더 내줬다는 이야기다. 2009년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5.42로 7위였다.

한화는 2009년 LG에게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정근우와 이용규의 가세로 타선은 완성도가 높아졌지만, 백업과 마운드는 아직 물음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LG의 뒤를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FA 영입은 리빌딩을 거들 뿐이다. 리빌딩의 완성은 내부 육성과 마운드 구축이 동반되어야만 가능하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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