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홈 충돌 규제 움직임..포수만 보호하나?
입력 : 2013.1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메이저리그에서 주자와 포수간의 ‘홈 충돌’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돌 과정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포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헌데 홈에서 보디체킹을 금지하는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보디체킹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주자가 더 위험해진다.

애초에 홈에서 보디체킹을 왜 하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홈은 수비시에 유일하게 블로킹이 허용되는 베이스다. 주자가 홈을 밟는다는 것은 곧 실점을 의미한다. 때문에 1, 2, 3루와 달리 홈을 지키는 포수는 몸으로 베이스를 막을 수 있다. 형평성을 위해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에게도 수비수를 몸으로 밀쳐낼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보디체킹과 블로킹은 주자와 포수에게 주어진 창과 방패다. 블로킹은 놔둔 채 보디체킹만 금지한다면 방패는 놔두고 창만 빼앗는 꼴이다.

문제는 창이 방패보다 과도하게 강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온 몸을 보호구로 두른 포수라 할지라도 홈으로 전력질주를 해오는 주자를 서서 맞이했다간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29Km/h로 달리는 100Kg의 주자는 서 있던 포수에게 무려 1.5톤의 무게에 깔리는 정도의 충격을 준다고 한다. 홈에서 보디체킹으로 부상당한 포수들의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따라서 이대로라면 포수에게 너무 위험하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다음 시즌부터 홈 충돌을 금지하기로 했는데 논의되는 대안도 문제가 있다. 홈 슬라이딩을 의무화 한다던가, 상반신끼리 충돌하면 자동 아웃 처리한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홈을 몸으로 막고 있는 포수에게 슬라이딩을 하면 다치는 쪽은 주자다. 일반적인 슬라이딩이라면 발목과 무릎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이라면 손가락, 손목, 팔꿈치 등 선수 생명과 직결되는 부위가 고스란히 노출된다. 선수들이 루상에서 마음 놓고 슬라이딩을 할 수 있는 까닭은 블로킹이 없어서다.

아예 홈에서도 다른 베이스처럼 블로킹을 금지시키면 주자와 포수가 충돌할 일도 없다. 1, 2, 3루에서 주자와 수비수가 충돌하는 일은 ‘실수’가 아닌 이상 벌어지지 않는다. 득점과 직결되는 중요한 베이스라 블로킹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억지다. 포수의 안전은 중요하고 주자의 안전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선수의 안전보다 중요한 점수는 없다.

사진=뉴스1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