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현-윤영삼..서러운 ‘타의적 저니맨’ 신세
입력 : 2013.1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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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한 팀에서 데뷔해 오랫동안 뛴 선수를 ‘프랜차이즈 스타’, 반대로 유니폼을 자주 바꿔 입는 선수를 ‘저니맨’이라고 부른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와 저니맨은 돈과 구단 선호도 등에 영향을 받지만 FA 자격을 취득하기 전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단지 서러운 신세에 지나지 않는다.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보상선수 등으로 2년 동안 2번이나 유니폼을 갈아입은 신승현(30ㆍLG 트윈스)과 윤영삼(21ㆍ넥센 히어로즈)의 이야기다.

LG는 27일 이대형의 보상선수로 신승현을 지명했다. 본래 신승현은 SK의 프렌차이즈 선수였다. 하지만 시즌 중반 송은범과 함께 김상현, 진해수와 트레이드 됐다. 2007년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던 신승현에게는 분위기 전환과 함께 절치부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신승현은 올 시즌 55경기에 나와 51⅔이닝 1승 1패 4.8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KIA 타이거즈의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특히 2007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면서 내년 시즌 활약도 기대에 찼다.

하지만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는 청천 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본인도 “벼락을 맞은 기분”이라며 놀란 심정을 표현했다. 이제 막 팀에 익숙해지려던 차였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지난 22일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윤영삼은 넥센으로 자리를 옮겼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NC 다이노스로 온지 정확히 2년 만이다.

2011년 삼성의 2라운드 13순위로 지명 받아 계약금 1억 3,000만 원을 받을 정도로 기대되는 유망주였던 윤영삼은 ‘기회의 땅’ NC로 팀을 옮겼지만 1군 마운드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2군 퓨쳐스 리그에서 14경기 26이닝 동안 1패 4홀드 4.8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결국 제대로 보여준 것도 없이 올 시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다시금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보상선수와 2차 드래프트를 위한 20인 또는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다. 하지만 팀 위주의 전력 보강은 신승현과 윤영삼과 같은 ‘타의적 저니맨’을 양산할 수 있다.

적절한 대우, 출장 기회 중 어느 하나라도 보장된다면 어떤 선수도 팀을 옮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신승현과 윤영삼의 경우는 더욱 서럽다. 신승현은 이제 팀의 불펜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윤영삼은 넥센보다는 아직은 실험적인 NC가 상대적으로 1군 출장 기회가 더 많기 때문.

삼성-KIA를 거쳐 NC에 자리 잡은 조영훈과 같은 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7개 팀을 전전한 최익성의 경우도 있다. 신승현과 윤영삼이 앞으로 어떠한 길을 걷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적 선수 보호조치 등의 도입으로 서러운 저니맨의 등을 다독여줄 수 있는 논의의 장이 필요할 듯하다.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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