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두산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입력 : 2013.1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두산의 프런트는 냉철했다. 주축 선수를 대거 내보냈지만 오히려 팀은 기름기가 쫙 빠졌다.

이번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우승팀은 한화라는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두산이 독차지하고 있다. 내부 FA 3명을 모두 잡지 않았고, 임재철과 이혜천을 2차 드래프트 40인 보호 명단에서 제외해 다른 팀으로 보내버렸다. ‘거포 유망주’ 윤석민과 넥센의 외야수 장민석을 맞바꿨다. 파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7일에는 급기야 김진욱 감독마저 경질하고 송일수 2군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여기저기서 프런트가 과도하게 개입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효율적인 움직임이었다.

선수의 몸값은 상대적이다. 절대적인 기준이란 없다. 더 필요한 팀이 더 준다. 이번 FA에서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은 도합 115억을 받고 팀을 떠났다. 이종욱과 손시헌은 각각 50억, 30억을 받고 NC로, 최준석은 35억에 롯데로 이적했다. 이들은 두산에게 115억 짜리 선수가 아니었다. 다시 말해 두산은 115억이나 쓰면서 이들을 잡을 필요가 없었다. ‘대체 불가’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프런트는 나름대로 상한선을 정했고, 그 선수들은 이상을 요구했기에 미련 없이 보냈다. 나름 선수로서 다른팀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두산을 떠났다.

임재철은 훌륭한 백업이었지만 나이가 많았다. 본인은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었으나 두산은 어린 선수를 키우고 싶었다. 게다가 두산은 화수분이라 불릴 정도로 야수를 잘 키우기로 정평이 나있다. 임재철 보다는 유망주를 보호하는게 당연했다. 이혜천은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됐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은 거의 이혜천 없이 치렀기 때문에 전력 누수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김진욱 전 감독은 시즌 초부터 경질설이 나돌았다. 투수 교체 타이밍, 용병술, 지도력 등이 문제가 됐다. 인맥 또한 넓지 못해 코칭스태프 대부분을 프런트에서 선임했다. 준우승 시킨 감독을 경질했다는 비판이 많은데 두산 입장에서는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준우승 밖에 못한 거다. 2007년 이후 준우승만 세 번째다. 두산은 우승을 해야 하는 팀이지 준우승 했다고 칭찬 받는 팀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두산에게 아쉬울만한 선수는 윤석민 하나다. 하지만 이종욱, 임재철이 나간 자리를 메우는 트레이드였기 때문에 그런대로 감수할 만한 출혈이었다. 어차피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당장에야 두산을 상징하는 스타들을 내쳐 팬들의 원성을 사겠지만, 내년 시즌 잘하기만 한다면 팬들은 금세 잊는다. 과연 날씬해진 곰이 내년시즌 성적으로 증명할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뉴스1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