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야구 보려면 돈을 내시오'' ...팬 지갑 터는 다저스
입력 : 2014.0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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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2012년 스턴 캐스턴과 매직 존슨 등으로 이뤄진 구겐하임 투자그룹은 약 21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LA 다저스를 매입했다. 그리고 선수단을 꾸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또 사용했다. 다저스 역사상 최고액의 연봉(19일 현재 2억 2875만여 달러)을 지급하게 됐다.

2014년 시즌을 앞두고 커쇼와 7년간 2억 1500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고, 현재 헨리 라미레즈와의 재계약 논의도 한창이다. 다저스가 이렇게 돈을 펑펑 쓰는 데에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다저스는 타임 워너 케이블과 25년간 중계권 83억 5천만 달러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매년 3억2000만 달러 이상씩 챙기면서 선수들 연봉을 다 주고도 1억달러가 남는 역대 최고액의 중계권 계약이다. 공격적인 투자로 다저스는 단숨에 월드시리즈 우승후보 1순위로 올라섰고, 가장 관심을 끄는 전국구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다저스 팬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전달된다.

2014시즌 다저스 팬들은 다저스 경기를 보기 위해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해야한다. 전체 평균 140%의 티켓 가격이 인상된 다저스 구장을 찾거나, 타임 워너 케이블에 가입해 월 정액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 시즌까지 다저스 중계를 하던 FOX 채널은 공중파 방송인 KCLA9과 협약을 맺고, 주말이나 평일 야간 경기때 다저스 경기를 공중파(무료)에서 중계하도록 팬들을 배려했다. 이제 이 배려가 사라지는 것이다.

기존의 타임 워너 케이블 가입자들은 다저스 경기를 보기 위해서 추가로 매월 최소 5달러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보통 계약이 1년 단위로 맺어지기 때문에 연간 최소 60달러 이상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다저스는 다저스 자체방송국도 설립했다. 스포츠 넷 LA (SportsNet LA)이라는 다저스 자체 중계 방송국을 설립해 역시 타임 워너 케이블의 한 채널에서 시범경기 포함 다저스 전경기를 중계한다. 물론 이를 보려면 팬들은 돈을 내야 한다. 경영권은 다저스가 운영권은 타임 워너 케이블이 맡는 채널 계약이다.

물론 TV는 HD 고화질 중계로 바뀌었고, 중계진도 화려해졌다. 해설자로 오렐 허샤이저를, 노마 가라시아파라와 지난 시즌까지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던 제리 헤어스톤 주니어가 중계진에 합류했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구장도 무료 와이파이가 되고 자연 친화적으로 변화하면서 팬들에게 더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 노력을 팬들의 지갑에서 다 보상 받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기업간 인수합병 소식도 있어 다저스 팬들의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 컴 캐스트라는 케이블업체가 타임 워너 케이블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는데,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케이블 가입자들의 월 정액료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저스 팬들이나 소비자들의 부담감만 커지게 되는 것이다.

다저스 구장을 찾는 서민들은 평일 밤 다저스 구장을 찾아 다저스를 응원하고, 핫도그 등을 먹으며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다. 다저스 구장의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LA 다운타운의 환상적인 야경은 덤이다. 입장료 5달러씩 4가족이 20달러(21,312원)면 다저스 구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5달러짜리 구장 입장권이 12달러로 올랐다. 이제 4가족이 다저스 구장을 찾으려면 48달러(5만1148원)를 지급해야 한다.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참고로 75달러짜리 내야석은 100달러로 올랐다. 구장내 먹거리 가격도 대부분 상승해 현재 메뉴판 수정 작업이 한창이다.

다저스 선수들은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맞이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 중이다. 다저스 팬들은 다저스 선수들의 2014시즌 우승을 위해 벌써부터 응원이 한창이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되면 다저스 팬들은 당황할 것이다. 구장을 찾으면 인상된 입장료에 그리고 공중파 TV 채널을 아무리 돌려봐도 다저스 경기는 중계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저스 구단은 그래도 자신만만이다. 입장료 인상은 수요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있고, TV 중계사 설립은 이미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6개 메이저리그 구단이 자체 방송국을 설립해 큰 수익구조를 만든 만큼 나쁠 것 없다는 입장이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하지만 다저스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창출이다. 돈 앞에서 서로 ‘윈윈’은 하지는 못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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