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캡틴 효과' 롯데, 5월 대반격 신호탄 쏘나
입력 : 2015.05.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국재환 기자] 추락하던 롯데를 구한 '베테랑' 임재철(왼쪽)과 '캡틴' 최준석(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넥센 히어로즈와 3연전을 치르기 전까지 롯데 자이언츠의 5월 성적은 1승 8패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6연패를 당해 승률도 5할 아래로 떨어졌고, 안방에서 처음으로 스윕패를 당하는 등 온갖 좋지 못한 징조가 나타났다. 돌이킬 수 없는 추락이 시작됐다는 거센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롯데는 넥센과의 주중 3연전 가운데 첫 두 경기를 승리로 장식, 5월 들어 처음으로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내며 분위기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그 중심에는 '베테랑' 임재철(39)과 '캡틴' 최준석(32)이 있었다.

선봉은 임재철이었다. 임재철은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8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임재철의 시즌 성적은 타율 0.091, 1홈런 1타점이었다. 1군에서 기록한 유일한 안타가 홈런이었지만, 이 홈런은 지난 달 3일 사직 두산전에서 나왔던 것으로 임재철은 약 한 달 이상 동안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또한 넥센전 이전까지 출장했던 15경기 중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는 단 2경기(4월 5일 두산전, 4월 7일 삼성전)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도 못했다.

그러나 임재철은 왜 자신이 '베테랑'인지를 증명했다. 이날 임재철은 팀이 1-2로 추격에 나선 4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작렬, 2사 2, 3루의 기회를 마련하며 문규현의 역전 2타점 적시타에 발판을 놓았다. 그리고 5회초에 선발 린드블럼이 3-3 동점을 허용한 뒤 1사 만루의 위기 상황에서 유한준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3-4 역전까지 내줬지만, 임재철은 정확한 홈 송구로 2루에서 홈으로 내달린 김민성을 저격하며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두 번의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백미는 8회말이었다. 임재철은 팀이 4-4 동점을 만든 가운데, 8회말 1사 3루의 결정적인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넥센은 실점을 막기 위해 조금 이른 시점에 마무리 손승락을 투입했고 동시에 넥센의 내야수들은 전진 수비를 펼치며 임재철과 3루 주자 박종윤을 압박했다.

노련하게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킨 롯데의 임재철.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하지만 임재철은 머리 가까운 쪽으로 향한 손승락의 직구를 보란 듯이 스퀴즈 번트로 연결시켰고, 3루에 있던 박종윤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 베테랑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결국 롯데는 임재철의 결승 스퀴즈 번트를 앞세워 6연패의 사슬을 끊어냈고 5월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시작이 임재철이었다면 후발주자는 '캡틴' 최준석이었다. 최준석은 13일 열린 넥센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7회말까지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팀의 8-6 리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팀은 8회초 1사 1루에서 등판한 마무리 심수창이 볼넷, 안타를 내준 뒤 폭투까지 범하는 바람에 8-8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비록 심수창은 넥센의 9회초 공격을 잘 막고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했으나 블론 세이브를 저질렀다는 자책 때문인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9회말. 드라마와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선두타자로 나선 최준석이 넥센의 조상우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솔로 홈런을 작렬시킨 것이었다.

최준석의 이 한 방으로 롯데는 9-8의 짜릿한 승리를 따냈고 동시에 5월 첫 위닝 시리즈를 확정지었다. 뿐만 아니라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던 심수창 역시 지난 2011년 8월 27일 롯데전(당시 넥센 소속) 이후 무려 1355일만의 값진 승리를 신고할 수 있게 됐다.

끝내기 홈런을 작렬시킨 최준석(가운데)이 팀 동료들과 함께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 홈런은 팀의 연승과 심수창의 승리 등을 이끌었다는 의미도 담겨있었지만, 최준석은 끝내기 홈런을 때린 뒤 홈을 밟기 직전 팀 동료들과 함께 특유의 홈런 세레모니를 하며 롯데가 하나의 팀으로 결속돼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각인시켜줬다.

단 2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임재철과 최준석이 연이틀 동안 보여준 임팩트는 팀을 결집시키는 큰 효과를 나타냈다. 지난 2경기에서 보여준 '베테랑'과 '캡틴'의 활약이 롯데의 반등을 이끌어 줄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경기를 끝낸 '캡틴' 최준석, 그리고 최준석의 끝내기 홈런으로 1355일 만에 승리를 거둔 심수창.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국재환 기자 jk_k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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