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대신 제구' LG 정찬헌 커브의 비밀
입력 : 2015.05.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잠실=한동훈 기자] LG 정찬헌. /사진=LG 트윈스



LG 야구를 관심 있게 지켜본 팬이라면 느낄 수 있다. LG 불펜의 핵 정찬헌의 커브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비밀은 그립에 있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특별한 것은 아니고 (정)찬헌이가 예전에는 스파이크 커브 그립으로 던졌는데 올해부터는 그냥 커브를 던진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이 말한 스파이크 커브는 야구팬들이 흔히 알고 있는 너클 커브다. 공을 쥘 때 검지손가락을 굽혀 잡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봉중근이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너클 커브는 일반 커브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각이 크지 않다. 대신 악력이 부족하면 공을 빠뜨리기 쉬워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 감독은 "(정찬헌이)커브 그립을 바꾸면서 실투가 훨씬 줄어들고 제구력이 좋아졌다. 훨씬 안정적이다. 빠른 공을 노리고 들어오는 타자들에게 효과적이다"라 흡족해했다. 그러면서도 "아무래도 동양인들은 악력이 약해서 너클 커브보다는 일반 커브가 맞지 않나 싶다"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정찬헌 역시 그립을 바꾼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찬헌은 "사실 그립을 바꾼 게 아니다. 원래 일반 커브를 던졌다가 너클 커브를 배워 던지게 됐다. 그냥 다시 일반 커브를 던지는 것 뿐"이라 밝혔다.

이어 "너클 커브가 사실 훨씬 빠르고 브레이킹을 많이 먹는다. 하지만 실투 가능성이 크다. 좋을 때는 진짜 잘 들어가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볼이 많아져 타자와의 승부가 어려워졌다"고 돌아봤다. 브레이킹이 많다는 것은 "조금 더 빠르게 확 꺾인다"고 표현했다.

즉 너클 커브의 변수가 많아지자 조금 더 안정적인 일반 커브로 돌아왔던 것이었다. 정찬헌은 "커브 제구가 잡히면서 래퍼토리가 늘었다. 보통 상대 타자들이 정찬헌이다 하면 무조건 빠른 공만 노리지 않았나. 그런데 이제는 커브를 노리고 들어올 정도다"라며 웃었다.

정찬헌은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24⅔이닝을 소화했다. LG 불펜 투수들 중 최다이닝이다. 그러면서도 평균자책점은 3.65로 낮다. 지난 4월 22일부터는 9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기도 했다.

올 시즌 정찬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앞으로는 조금 더 타이트한 상황에서 더 많이 나오게 될 것이다. 남은 시즌 LG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하며 LG의 반등을 이끌지 기대가 모인다.



잠실=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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