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우리가 패거리?''.. 대한야구협회 회장 막말에 '격노'
입력 : 2015.05.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대구=김우종 기자] 한화 김성근 감독. /사진=OSEN



한화 김성근(73) 감독이 대한야구협회(KBA) 박상희(64) 신임 회장의 '패거리' 발언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한국 아마추어 야구를 총괄하는 대한야구협회는 지난 12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이 자리에서 박상희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은 김종업(71) 회장 직무 대행을 한 표 차로 제치고 제22대 대한야구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이날 전국 시도지부 대의원 17명과 여자야구연맹 회장, 리틀야구연맹 회장 등 대의원 총 19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박 회장은 김종업 회장 직무대행(9표)을 한 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박 회장은 오는 2017년 2월까지 이병석 전 회장(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잔여 임기 동안 협회를 이끌게 된다. 앞서 이병석 전 회장은 지난 3월말 국회의원 겸직 금지 권고안을 받아들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대한야구협회는 이병석 전 회장이 물러난 직후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야구협회가 내부 직원인 사무국장을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자, 사무국장은 기자회견까지 자청한 뒤 협회를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결국 이런 내부 갈등은 이날 선거 현장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박 회장 당선 후 현장에서는 박수 대신 몸싸움과 고성이 난무했던 것이다.

박 회장은 당선 직후 과거 관행과 관습을 버린 뒤 과감한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친분에 따른 인사가 아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인사로 협회를 바로잡겠다. 똑바로 협회를 만들어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다소 강경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박 회장은 "현재 이곳 대한야구협회에 협회 돈을 자기 돈처럼 빼먹는 패거리가 있다. 이런 협회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발언을 들은 한 대의원은 "나한테 패거리? 패거리 소리 들으러 왔나"고 소리를 질렀다. 그는 책상에 있던 인쇄물을 내팽개친 뒤 박 회장에게 다가가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또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언급하며 "KBO와 비교해도 대한야구협회는 크게 부족할 게 없는 단체다. 대한야구협회 예산을 보니 KBO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 이 돈은 모두 심판비로 들어간다. 과거 대한야구협회는 KBO를 통해 스포츠토토 기금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직접 받는다. KBO에 굽실거릴 필요가 전혀 없다. 장기적으로는 KBA와 KBO가 통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등의 강성 발언을 이어나갔다.

제22대 대한야구협회 회장에 당선된 박상희 신임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대한야구협회(KBA) 2015년도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22대 대한야구협회 회장에 당선된 박상희 신임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대한야구협회(KBA) 2015년도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폐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야구협회 신임 회장의 이러한 강경 발언들에 대해 한국 야구의 원로격인 김성근 감독은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삼성전을 앞두고 이번 선거를 언급한 뒤 "대한야구협회 회장에 당선된 것도 야구라는 판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런데 회장에 당선되자마자 야구계를 '패거리'로 폄훼하는 것은 결례 중에서도 한이 없는 결례다. 그것으로 볼 때 대한야구협회를 이끌고 갈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역대 대한야구협회 회장 중 그런 발언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곳은 정치판이 아니다. 지금까지 야구계에 헌신한 야구인들은 40~50년 간 이곳에 몸담았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박 신임 회장은 야구인 전체를 향해 폭언을 했다. 무례하기 짝이 없다. 경기로 치면 퇴장감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 지 모르겠지만, 역대 회장 중 최악의 회장이 아닌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내 바람 같아서는 재투표를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저런 의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아마추어 야구 전체를 맡길 수 있겠는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박상희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은 지난 2년 동안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중소기업진흥회 회장, 새누리당 재정위원장, 미주금속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대구=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