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청주=김우종 기자]
한화 선수들이 15일 롯데전에서 패배가 확정되자 청주구장 홈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OSEN |
참으로 멀고도 험한 '4연승'의 길이다. 한화는 15일 청주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1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10-12로 분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또 다시 4연승 고지를 밟는 데 실패했다. 올 시즌 83경기 동안 3연승만 총 7차례. 그리고 16일 전반기 최종전을 남겨둔 가운데, 4연승 달성은 후반기로 미뤄야만 했다.
올 시즌 연일 드라마틱한 경기력을 연출하며 KBO리그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화 이글스. 그런데 왜 한화는 아직까지 4연승이 없을까. 역시 연승을 거두려면 선발진이 좋아야 한다는 게 정설. 또 한화는 올 시즌 불펜 투수들의 소화 이닝이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매 경기 총력전으로 임하는 경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불펜진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 1. '한화 2-0 SK, 한화 7-6 SK, 한화 5-4 SK' → 한화 4-9 KIA
지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한화는 홈에서 SK를 상대로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 한화가 SK를 상대로 싹쓸이 승리에 성공한 것은 무려 9년(3263일) 만의 일이었다. 이 3연전 동안 박정진과 권혁은 1,3차전에 나서 팀 승리를 도왔다. 박정진은 4⅓이닝, 권혁은 3⅔이닝씩 던졌다. 이어 이틀 휴식 후 4월 29일 광주 원정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 한화는 선발 탈보트가 3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가운데, 결국 맥없이 4-9로 패하고 말았다. 필승조가 나설 기회조차 없었다.
◆ 2. '한화 6-0 KIA, 한화 7-5 롯데, 한화 5-3 롯데' → 한화 3-6 롯데
한화는 4월 30일 다시 KIA를 6-0의 스코어로 잡고 대전으로 이동했다. 이어 롯데를 상대로 이틀 연속 2점 차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이 3경기 동안 박정진과 권혁은 '3연투'를 펼쳤다. 권혁은 4⅓이닝 동안 73개, 박정진은 2⅔이닝 동안 44개의 공을 각각 뿌렸다. 이어 한화의 4연승 도전 경기. 그러나 이번엔 당시 한화에 있던 선발 유창식(현 KIA)이 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고, 1-6으로 뒤진 9회 2점을 만회했으나 결국 패했다. 필승조의 4연투는 없었다.
◆ 3. '한화 7-1 SK, 한화 9-5 kt, 한화 6-1 kt' → 한화 4-13 kt
약 보름 후 한화는 5월 21일 SK를 7-1로 제압하며 스윕 패를 모면한 뒤 수원 원정에서 kt를 2번 연속 제압했다. 그러나 24일 또 4-13으로 대패하며 4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특히, 4-2로 앞선 5회 대거 7점을 내준 게 치명적이었다. 5회 당시, 선발 유먼이 선두타자부터 2연속 볼넷을 내준 뒤 김민우, 박정진, 정대훈 및 김기현까지 5회에만 무려 5명의 투수가 마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차례대로 무너졌고, 결국 또 4연승 문턱에서 쓴맛을 봤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권혁과 박정진 및 윤규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 4. '한화 6-2 삼성, 한화 7-2 삼성, 한화 5-2 삼성' → 한화 7-10 LG
6월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구장서 열린 삼성과의 주중 3연전. 한화는 3경기 연속 삼성 타선을 2점으로 봉쇄한 끝에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무려 7년 만의 삼성전 스윕이었다. 이 3경기 동안 탈보트(완투)-안영명(5이닝 2실점)-유먼(5⅔이닝 2실점)이 릴레이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12일 대전 LG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7-10으로 패했다. 당시에도 선발 배영수가 2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에 붕괴된 가운데, 권혁도 1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10회 동점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정대훈이 3실점으로 무너졌다.
◆ 5. '한화 8-1 LG, 한화 8-3 LG, 한화 7-2 SK' → 한화 6-7 SK
한화는 다음날인 13일과 14일 다시 LG를 2연속 격파한 뒤 16일 SK와의 주중 1차전에서도 승리, 3연승을 달렸다. 이 3경기 동안 '박정진(2⅔이닝)-권혁(1⅓이닝)', '윤규진(3이닝)', '박정진(1⅓이닝)-윤규진(1⅓이닝)-권혁(⅔이닝)의 불펜진이 차례로 나왔다. 하지만 17일 선발 유먼이 6⅔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끝에 또 경기를 내주며 4연승에 실패했다. 이후 한화는 21일 NC전까지 5연패 수렁에 빠지는 부진을 겪었다. 5연패는 한화의 올 시즌 최다 연패다.
◆ 6. '한화 14-7 KIA, 한화 7-6 NC, 한화 7-6 NC → 한화 4-9 두산
한화는 7월 2일 KIA전부터 3,4일 NC전까지 3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이어 5일 NC와의 주말 3차전. 한화는 3회에 5-0 리드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갑자기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 폭우가 내렸고, 결국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한화의 올 시즌 전반기 4연승 도전에 있어 가장 좋은 기회가 날아간 순간. 결국 휴식일인 6일과 우천 취소된 7일까지 이틀 연속 쉰 뒤 8일 대전서 두산을 상대했으나 4-9로 패하고 말았다.
한화 이글스파크의 모습. /사진=OSEN |
◆ 7. '한화 8-5 LG, 한화 5-3 LG, 한화 4-3 롯데' → 한화 10-12 롯데
앞서 4연승 문턱서 6차례 넘어진 한화. 이제 7번째 도전이었다. 한화는 지난 10일 잠실 LG전서 5-5로 팽팽하던 9회 3점을 뽑으며 승리를 거뒀다. 11일에는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2점을 올린 끝에 5-3으로 승리했다. 이어 이틀 휴식 후 14일 롯데전에서도 9회 정근우의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막판 집중력으로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탄 한화.
하지만 15일 경기서 한화는 또 4연승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 이날 한화는 선발 배영수가 3이닝 3실점으로 조기에 부진한 상황서 '필승조' 박정진(1이닝 4실점)-송창식(1이닝 2실점)-윤규진(⅓이닝 1실점)-권혁(1이닝 2실점)이 모두 실점을 기록했다. 한화의 '필승조' 전원이 실점을 허용한 것. 결국 연장 10회 대타 김주현에게 결승 투런포를 허용한 끝에 시즌 첫 4연승 달성도 후반기로 미뤄야만 했다.
'4연승 도전 경기'서 총 7차례 패배. 3연승을 하는 동안 한화 불펜진들은 때로는 3연투까지 감수하며 혼신투를 펼쳤다. 투구 이닝도 1이닝 이하 투구가 아닌 2이닝 혹은 3이닝까지 던지며 매번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어쨌든 3연승 기간 동안 필승조의 힘이 떨어지는 가운데, 4연승 도전 경기서는 선발이 조기에 왕창 무너지거나 불펜진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3연승 기간 동안 많이 던진 불펜 투수들을 위해 선발들이 길게 버텨줘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급기야 15일 경기서 한화는 필승조 전원이 실점을 기록했다. 볼의 위력도 시즌 초반에 비해 많이 감소한 느낌이 역력했다. 박정진과 송창식, 권혁이 1개씩 홈런을 허용했다.
올 시즌 83경기 동안 아직까지 '4연승'이 없는 한화. 긴 연패도 없었지만, 긴 연승도 없었다. 그렇기에 순위 역시 5위로 계속 중위권에 머물렀다. 선두 삼성과는 4.5경기, 4위 넥센과는 1.5경기 차. 연승만 길게 가져간다면 충분히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가 최근 4연승을 거둔 것은 지난해 7월 22일. 당시 한화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걸쳐둔 채 7월 13일 잠실 두산전부터 22일 대전 NC전까지 4연승을 거둔 바 있다. 이제 거의 1년이 다 되가는 가운데, 과연 한화는 언제쯤 '4연승 징크스'를 깨트릴 수 있을 것인가.
한화의 '4연승'은 언제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청주=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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