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한동훈 기자]
LG 양석환과 히메네스. /사진=LG트윈스 제공 |
LG 트윈스의 핫코너를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명쾌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외국인타자 히메네스와 재능 넘치는 유망주 양석환의 포지션이 겹치는데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그렇다고 외국인타자가 대체 불가능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복잡하게 꼬인 이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할까.
고민의 근본 원인은 히메네스에게 있다. '히메네스가 재계약급 활약을 펼치느냐'가 양석환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의 출발점일 것이다. 히메네스가 남은 기간 잘해서 재계약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못해서 교체를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에도 LG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귀중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LG는 올 시즌 외국인타자는 3루수로 하겠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정했었다. 주전 3루수였던 정성훈이 수비에 부담을 느껴 1루수로 전향해야했고 외야는 기존 선수들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2년차 신인 내야수 양석환이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급성장했고 외국인타자가 부진하며 상황이 미묘하게 돌아갔다. 3루수로 데려온 잭 한나한이 부상 때문에 지명타자와 1루수로 번갈아 출전하게 되면서 양석환에게 주전 기회가 왔다. 양석환은 5월과 6월 3루수로 고정 출장하면서 113타수 35안타 타율 0.310 2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서 주목을 받았던 양석환은 4월 한때 벽에 부딪혔지만 2군에 내려가 변화구 대처능력을 집중 연마한 뒤 1군으로 돌아와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과시했다. 무주공산이었던 LG 핫코너는 당연히 양석환이 채웠고 미래의 주전 3루수로 급부상했다.
그러던 6월 말, LG가 외국인타자를 히메네스로 바꾸면서 상황은 다시 바뀌었다. 3루수비가 불가능했던 한나한을 결국 퇴출했고 지난겨울 1순위로 점찍었던 히메네스가 한국행 의사를 타진하자 LG 프런트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히메네스가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했고 양석환은 1루와 3루 백업 내지는 지명타자, 경기 후반 대타 카드로 활용됐다.
히메네스 계약 당시에도 유망주 양석환의 기회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다. 하지만 히메네스가 데뷔전부터 공, 수 양면에 걸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그런 걱정들은 사라졌다. 히메네스의 수비 범위는 역대급이었고 유격수 오지환과의 시너지 효과도 대단했다. 타격에 비해 수비에 약점이 컸던 양석환의 빈자리는 금방 잊혀졌다.
양상문 LG 감독 역시 "양석환은 타격에서 활용 가치가 크기 때문에 꾸준히 기회를 줄 계획이다. 지명타자라든지 히메네스나 정성훈이 휴식이 필요할 때는 주전으로도 나갈 것"이라며 히메니스와 양석환의 '공존 계획'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공존 효과'는 희미해지고 있다. 히메네스는 물론 적응 과정으로 봐야하는 게 맞겠지만 데뷔 초반의 임팩트는 전혀 없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171밖에 되지 않는다. 출전 기회가 줄어든 양석환의 방망이도 무거워졌다. 5월과 6월 월간 타율이 각각 0.316, 0.307였던 양석환도 7월 이후에는 0.192에 머물고 있다.
물론 25경기밖에 뛰지 않은 히메네스의 실력을 예단하고 양석환을 주전으로 쓰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당분간 히메네스를 믿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양석환은 차라리 2군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 받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타격에 분명한 실력은 보여줬지만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위압감을 줄 만한 대타 카드는 아직 아니다. 그렇다고 일주일에 1~2번 꼴로 선발 출장해도 타격감을 유지할 만큼 스스로의 타격이 정립된 상태도 아니다.
LG가 앞으로 영원히 3루를 외국인타자로 대체할 계획이 아니라면 양석환은 소중한 자원이다. 체계적인 계획 아래 육성을 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들쑥날쑥 나가면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남는 건 없다.
한동훈 기자 dhh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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