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헤일리, 우투우타, 1991년 4월 16일생(만 27세) 196cm 104kg
마이너리그 통산 154경기(141선발) 43승 54패 ERA 3.42 737이닝 641삼진 286볼넷
메이저리그 통산 14경기(0선발) 승패 없음, 1세이브 ERA 5.61 25.2이닝 14삼진 9볼넷
[스포탈코리아] 2018년 KBO 리그가 SK 와이번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고, 삼성 라이온즈는 재빠르게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가을야구를 문턱에서 놓친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내년 시즌을 위한 삼성의 첫 번째 보강은 상당히 빠른 시점에 이뤄졌다.
지난 11월 26일, 삼성은 미네소타 트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친 우완투수 저스틴 헤일리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배경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헤일리의 야구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에 진출하는 것은 다른 동료들의 몫이었다. 헤일리는 고교 졸업 후 참여한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지명조차 받지 못하고 시에라 주니어 칼리지*로 진학해야 했다. 여기서 헤일리는 선발진 한 자리를 차지하고 66이닝을 준수한 모습으로 소화해냈다. 2010년 드래프트에서도 46라운드에서나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지명을 받는 진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헤일리는 이를 거절하고 프레스노 주립대학에 진학하며 또 한 번의 도전을 택했다.
*주니어 칼리지: 고등학교 졸업자에게 2년간 고등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되 학위는 수여하지 않는 미국의 사립 단과대를 뜻한다.
헤일리는 주니어 칼리지 재학 당시부터 숨김 동작(디셉션)이 좋은 93마일(약 149.7km/h)의 패스트볼로 주목을 받았다. 헤일리의 기량은 프레스노 대학교에서도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3학년 시절에는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93이닝을 투구했고, 2012년 드래프트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무려 6라운드에 지명을 받았다. 이렇게 헤일리는 ‘2전 3기’ 의 도전을 발판 삼아 화려하게 프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프로 첫 시즌이던 2013시즌에는 하위 싱글 A 무대에서 선발투수로 124.2이닝을 소화했지만, 9이닝당 볼넷 개수가 5.34개까지 치솟으며 제구력 개선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실전에서 커브와 슬라이더를 중점적으로 구사하며 갈고닦도록 한 구단의 육성 방침이 부른 부작용이었다.
다행히 헤일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간 다음 시즌부터 안정을 찾았고, 시즌 막판에는 더블 A로의 승격도 이뤄냈다. 하지만 더블 A 승격을 기점으로 헤일리는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데 애를 먹기 시작했다. 제구 불안마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보스턴은 헤일리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며 그를 향한 기대를 거둬들였다.
2016시즌이 끝나고 진행된 룰5 드래프트에서 헤일리는 무려 3팀(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미네소타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다. 미네소타에서 2017시즌을 맞이한 헤일리는 그해 4월 5일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때아닌 부상으로 크게 중용되지는 못했다. 결국 같은 해 7월 24일, 헤일리는 다시 보스턴의 마이너리그 유니폼을 입는 처지가 됐다.
스카우팅 리포트
Strength
– 4가지 구종을 자유롭게 구사 / KBO 리그 기준 수준급 구속
– 구속 이상으로 위력적인 패스트볼 / 좋은 숨김 동작(디셉션)
헤일리는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도 평균 혹은 그 이상의 평가를 받는 4가지 구종(패스트볼/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특히 커터성의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슬라이더가 매우 인상적이다. 체인지업은 빅리그 무대에서 주로 불펜투수로 뛰었기 때문에 구사비율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11.5%), 아마추어 시절에는 오히려 슬라이더 이상으로 인정받았던 구종이다.
우완투수가 좋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는 것은 곧 좌타자를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리를 높이 드는 크고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나오는 좋은 숨김 동작 또한 장점이다. 하지만 헤일리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패스트볼이다.
190cm가 넘는 당당한 체격에도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투수의 최대 장점이 그의 패스트볼이라는 이야기는 다소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헤일리의 투구 스타일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헤일리는 2018시즌의 대부분을 트리플 A에서 보내면서 준수한 세부 지표를 기록했다. FIP(수비 무관 평균 자책점), 순수 삼진율(K%-BB%), 삼진 대비 볼넷 비율에서 규정 이닝을 소화한 선수들 가운데 4위를 차지했고, 사사구 허용률(BB%) 또한 8위로 몹시 준수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헤일리는 뛰어난 커맨드를 바탕으로 존 구석구석을 찌르며 타자에게 승부를 거는 투수다. 사사구가 적을 수밖에 없는 유형의 투구를 펼치는데, 이러한 투구의 밑바탕이 되는 구종이 바로 구속에 비해 위력적인 특유의 패스트볼이다. 아주 빠른 패스트볼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강력한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 투수 헤일리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문장이다.
Weakness
– 신장이 크다는 장점이 잘 통용되지 않았던 근래의 사례들
– 더블 A, 트리플 A 레벨에서도 압도적이지 못했음
종목을 불문하고 큰 신장은 대부분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야구도 그렇다. 특히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좋은 각도의 공은 상대 타자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높은 타점을 앞세웠던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은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키와 높은 타점이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헤일리는 더블 A, 트리플 A 단계부터 눈에 띄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드래프트 당시의 기대만큼 성장을 이어가지도 못했다. 전임자 아델만과 레나도에 비하면 이름값 또한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KBO 리그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들이 더블 A, 트리플 A 구간부터 성장이 정체되면서 한국 무대를 밟게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를 헤일리만의 문제점으로 취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사실 헤일리는 실패를 예상할 만한 대목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투수다. 큰 부상 없이 커리어를 소화해온 내구성 역시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반대로 성공을 확신할 만한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2년간 구단이 아쉬움을 토로했던 ‘압도적인 외국인 투수’에 대한 갈증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없이 커리어를 소화해온 내구성 역시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반대로 성공을 확신할 만한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2년간 구단이 아쉬움을 토로했던 ‘압도적인 외국인 투수’에 대한 갈증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Opportunity
– 일정 이상의 기회가 보장되는 KBO 리그 외국인 투수들
–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리그 타고투저 국면 완화 기대
헤일리의 사정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아 보인다. 일단 KBO 리그 외국인 투수들이 대개 그렇듯 지나친 부진에 시달리지만 않는다면 스스로의 실력을 증명할 기회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수많은 선수들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야만 했던 미국 시절과는 차이가 있다.
올 시즌부터 적용되는 공인구의 반발계수 조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KBO 리그보다 먼저 반발계수를 조정한 NPB의 경우, 반발계수 조정 후 공의 크기가 커지고 실밥이 한층 도드라지며 공의 실밥을 채며 던지는 슬라이더, 커브 등의 구종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들의 강세가 한동안 이어졌기 때문이다.
헤일리는 짧은 빅리그 체류 동안에도 커터성 슬라이더와 느린 커브를 적극적으로 구사했을 만큼 이 구종들에 대해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탄탄해진 입지와 변화구의 위력 상승이 불러올 시너지 효과는 예상 이상으로 거대할 수 있다. 시즌 초반을 좋은 모습으로 풀어간다면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도 높다.
Threat
– 삼성의 1선발 기대가 도리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음
– 만만찮은 기대를 모은 작년 아델만 영입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음
삼성은 1선발 역할을 기대하며 헤일리와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도 삼성은 ‘메이저리그 1선발’이라는 다소 과한 수식어가 붙은 아델만과의 계약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지만 그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기회가 보장되어 있는 만큼 주위의 기대가 부담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에 대한 삼성의 갈증은 꽤나 심하다. ‘왕조’ 시절인 201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에이스다운 외국인 투수를 찾아볼 수 있는 구단이 바로 삼성이다. 그저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한 명의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해내는 정도로는 ‘성공한 외국인 투수’로 인정받기가 어렵다.
적당한 기대는 응원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기대는 선수에게 부담을 지워 역효과를 내기가 십상이다. 헤일리를 향하는 삼성의 해묵은 '에이스 갈증'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까.
전망
외국인 선수 영입에 연봉 상한선이 걸려 있는 지금, 총액 90만 달러로 헤일리 정도의 투수를 영입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성공적인 계약이다. 하지만 삼성은 ‘외국인 투수 잔혹사’로 이름이 높은 팀이고, 외국인 투수 영입에 있어서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실패해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너무 낙관적으로만 바라봐도 곤란하다.
삼성이 다시금 가을야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의 안정화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헤일리는 이 선발진 안정화의 선봉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짊어지고 있다. 과연 헤일리가 그 무게를 이겨내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트스 / 에디터=이의재
기록 출처: MiLB.com, Fangraphs
마이너리그 통산 154경기(141선발) 43승 54패 ERA 3.42 737이닝 641삼진 286볼넷
메이저리그 통산 14경기(0선발) 승패 없음, 1세이브 ERA 5.61 25.2이닝 14삼진 9볼넷
[스포탈코리아] 2018년 KBO 리그가 SK 와이번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고, 삼성 라이온즈는 재빠르게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가을야구를 문턱에서 놓친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내년 시즌을 위한 삼성의 첫 번째 보강은 상당히 빠른 시점에 이뤄졌다.
지난 11월 26일, 삼성은 미네소타 트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친 우완투수 저스틴 헤일리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배경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헤일리의 야구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에 진출하는 것은 다른 동료들의 몫이었다. 헤일리는 고교 졸업 후 참여한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지명조차 받지 못하고 시에라 주니어 칼리지*로 진학해야 했다. 여기서 헤일리는 선발진 한 자리를 차지하고 66이닝을 준수한 모습으로 소화해냈다. 2010년 드래프트에서도 46라운드에서나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지명을 받는 진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헤일리는 이를 거절하고 프레스노 주립대학에 진학하며 또 한 번의 도전을 택했다.
*주니어 칼리지: 고등학교 졸업자에게 2년간 고등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되 학위는 수여하지 않는 미국의 사립 단과대를 뜻한다.
헤일리는 주니어 칼리지 재학 당시부터 숨김 동작(디셉션)이 좋은 93마일(약 149.7km/h)의 패스트볼로 주목을 받았다. 헤일리의 기량은 프레스노 대학교에서도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3학년 시절에는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93이닝을 투구했고, 2012년 드래프트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무려 6라운드에 지명을 받았다. 이렇게 헤일리는 ‘2전 3기’ 의 도전을 발판 삼아 화려하게 프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프로 첫 시즌이던 2013시즌에는 하위 싱글 A 무대에서 선발투수로 124.2이닝을 소화했지만, 9이닝당 볼넷 개수가 5.34개까지 치솟으며 제구력 개선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실전에서 커브와 슬라이더를 중점적으로 구사하며 갈고닦도록 한 구단의 육성 방침이 부른 부작용이었다.
다행히 헤일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간 다음 시즌부터 안정을 찾았고, 시즌 막판에는 더블 A로의 승격도 이뤄냈다. 하지만 더블 A 승격을 기점으로 헤일리는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데 애를 먹기 시작했다. 제구 불안마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보스턴은 헤일리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며 그를 향한 기대를 거둬들였다.
2016시즌이 끝나고 진행된 룰5 드래프트에서 헤일리는 무려 3팀(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미네소타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다. 미네소타에서 2017시즌을 맞이한 헤일리는 그해 4월 5일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때아닌 부상으로 크게 중용되지는 못했다. 결국 같은 해 7월 24일, 헤일리는 다시 보스턴의 마이너리그 유니폼을 입는 처지가 됐다.
스카우팅 리포트
Strength
– 4가지 구종을 자유롭게 구사 / KBO 리그 기준 수준급 구속
– 구속 이상으로 위력적인 패스트볼 / 좋은 숨김 동작(디셉션)
헤일리는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도 평균 혹은 그 이상의 평가를 받는 4가지 구종(패스트볼/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특히 커터성의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슬라이더가 매우 인상적이다. 체인지업은 빅리그 무대에서 주로 불펜투수로 뛰었기 때문에 구사비율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11.5%), 아마추어 시절에는 오히려 슬라이더 이상으로 인정받았던 구종이다.
우완투수가 좋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는 것은 곧 좌타자를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리를 높이 드는 크고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나오는 좋은 숨김 동작 또한 장점이다. 하지만 헤일리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패스트볼이다.
190cm가 넘는 당당한 체격에도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투수의 최대 장점이 그의 패스트볼이라는 이야기는 다소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헤일리의 투구 스타일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헤일리는 2018시즌의 대부분을 트리플 A에서 보내면서 준수한 세부 지표를 기록했다. FIP(수비 무관 평균 자책점), 순수 삼진율(K%-BB%), 삼진 대비 볼넷 비율에서 규정 이닝을 소화한 선수들 가운데 4위를 차지했고, 사사구 허용률(BB%) 또한 8위로 몹시 준수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헤일리는 뛰어난 커맨드를 바탕으로 존 구석구석을 찌르며 타자에게 승부를 거는 투수다. 사사구가 적을 수밖에 없는 유형의 투구를 펼치는데, 이러한 투구의 밑바탕이 되는 구종이 바로 구속에 비해 위력적인 특유의 패스트볼이다. 아주 빠른 패스트볼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강력한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 투수 헤일리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문장이다.
Weakness
– 신장이 크다는 장점이 잘 통용되지 않았던 근래의 사례들
– 더블 A, 트리플 A 레벨에서도 압도적이지 못했음
종목을 불문하고 큰 신장은 대부분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야구도 그렇다. 특히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좋은 각도의 공은 상대 타자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높은 타점을 앞세웠던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은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키와 높은 타점이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헤일리는 더블 A, 트리플 A 단계부터 눈에 띄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드래프트 당시의 기대만큼 성장을 이어가지도 못했다. 전임자 아델만과 레나도에 비하면 이름값 또한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KBO 리그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들이 더블 A, 트리플 A 구간부터 성장이 정체되면서 한국 무대를 밟게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를 헤일리만의 문제점으로 취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사실 헤일리는 실패를 예상할 만한 대목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투수다. 큰 부상 없이 커리어를 소화해온 내구성 역시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반대로 성공을 확신할 만한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2년간 구단이 아쉬움을 토로했던 ‘압도적인 외국인 투수’에 대한 갈증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없이 커리어를 소화해온 내구성 역시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반대로 성공을 확신할 만한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2년간 구단이 아쉬움을 토로했던 ‘압도적인 외국인 투수’에 대한 갈증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Opportunity
– 일정 이상의 기회가 보장되는 KBO 리그 외국인 투수들
–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리그 타고투저 국면 완화 기대
헤일리의 사정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아 보인다. 일단 KBO 리그 외국인 투수들이 대개 그렇듯 지나친 부진에 시달리지만 않는다면 스스로의 실력을 증명할 기회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수많은 선수들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야만 했던 미국 시절과는 차이가 있다.
올 시즌부터 적용되는 공인구의 반발계수 조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KBO 리그보다 먼저 반발계수를 조정한 NPB의 경우, 반발계수 조정 후 공의 크기가 커지고 실밥이 한층 도드라지며 공의 실밥을 채며 던지는 슬라이더, 커브 등의 구종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들의 강세가 한동안 이어졌기 때문이다.
헤일리는 짧은 빅리그 체류 동안에도 커터성 슬라이더와 느린 커브를 적극적으로 구사했을 만큼 이 구종들에 대해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탄탄해진 입지와 변화구의 위력 상승이 불러올 시너지 효과는 예상 이상으로 거대할 수 있다. 시즌 초반을 좋은 모습으로 풀어간다면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도 높다.
Threat
– 삼성의 1선발 기대가 도리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음
– 만만찮은 기대를 모은 작년 아델만 영입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음
삼성은 1선발 역할을 기대하며 헤일리와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도 삼성은 ‘메이저리그 1선발’이라는 다소 과한 수식어가 붙은 아델만과의 계약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지만 그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기회가 보장되어 있는 만큼 주위의 기대가 부담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에 대한 삼성의 갈증은 꽤나 심하다. ‘왕조’ 시절인 201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에이스다운 외국인 투수를 찾아볼 수 있는 구단이 바로 삼성이다. 그저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한 명의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해내는 정도로는 ‘성공한 외국인 투수’로 인정받기가 어렵다.
적당한 기대는 응원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기대는 선수에게 부담을 지워 역효과를 내기가 십상이다. 헤일리를 향하는 삼성의 해묵은 '에이스 갈증'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까.
전망
외국인 선수 영입에 연봉 상한선이 걸려 있는 지금, 총액 90만 달러로 헤일리 정도의 투수를 영입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성공적인 계약이다. 하지만 삼성은 ‘외국인 투수 잔혹사’로 이름이 높은 팀이고, 외국인 투수 영입에 있어서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실패해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너무 낙관적으로만 바라봐도 곤란하다.
삼성이 다시금 가을야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의 안정화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헤일리는 이 선발진 안정화의 선봉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짊어지고 있다. 과연 헤일리가 그 무게를 이겨내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트스 / 에디터=이의재
기록 출처: MiLB.com, Fangrap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