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쿠에바스
투수, 우투우타, 188cm, 97.5kg, 1990년 10월 14일생
[스포탈코리아] KT에 입단한 윌리엄 쿠에바스는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계약 사실을 알렸다. 계약이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구단 SNS를 팔로우하고 본인 얼굴이 합성된 KT 유니폼 사진을 올리거나 팬들과 댓글을 주고받으며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본인의 홍보대로 쿠에바스는 총액 67만 달러로 KT와 계약을 맺었다.
배경
윌리엄 쿠에바스는 여타의 남미 유망주들과 다른 방식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에 띈 국제 유망주는 어린 나이에 계약을 맺기 마련이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이를 우려한 부모님의 권유로 대학에 진학해 회계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그는 야구에 대한 열정을 포기할 수 없었고 결국 테스트 끝에 200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왜소한 체격을 지녔던 쿠에바스는 당시에 그저 그런 유망주에 불과했다. 라울 알칸타라가 1년 만에 졸업한 도미니카 서머리그를 그는 3년이나 머물렀다. 하지만 그 3년간 체격이 커지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기에 2012년 드디어 미 본토를 밟을 수 있었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2012년에 평균자책점 1.40으로 리그 평균자책점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상위 싱글A 레벨에선 살짝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금세 적응했다. 더블A에서는 당시 같은 팀 소속이던 롯데 아수아헤와 이스턴리그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했지만 특출난 점이 없었기에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는 실패를 거듭했다. 2016년 꿈에 그리던 빅리그에 콜업됐으나 첫 등판에서 2.1이닝 2실점에 그쳤다. 이후 그는 저니맨이 되어 여러 팀을 떠돌았다. 대부분을 트리플A에서 머물렀으며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더라도 로스터의 빈자리를 메꾸는 임시 등판 수준에 그쳤다. 결국 쿠에바스는 더 많은 기회와 돈을 찾아 KBO리그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쿠에바스는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구사한다. 패스트볼의 구속은 140km 중반대에 형성되며 싱킹성 무브먼트를 보인다. 우타자에게는 130km 초중반의 슬라이더, 좌타자에게는 130km대의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한다. 체인지업은 팔스윙 속도를 다르게 가져가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다. 아주 빼어난 구종은 없지만 모든 구종의 완성도가 나쁘지 않고 좌우 스플릿도 가리지 않는 전형적인 선발투수 타입이다.
한가지 특징이라면 엄청난 고회전의 패스트볼을 던진다는 것이다. 2018년 쿠에바스의 포심 패스트볼은 2506rpm을 기록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상위 5%에 해당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저스틴 벌렌더의 회전수에 버금가는 수치다(벌렌더 2618rpm).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드문 쿠에바스의 패스트볼은 구속에 비해 위력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제구력도 훌륭한 편이다. 커리어 초반에는 제구가 왔다 갔다 한다는 평을 들었지만 현재는 깔끔한 커맨드를 자랑한다. 스스로 어떤 카운트에서든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출나지 않은 구속과 변화구로 트리플A에서 생존하려면 보더라인 피칭이 필수적이고 쿠에바스는 이를 해냈다(트리플A 통산 ERA 3.94, BB/9 3.1).
부족한 부분이 없는 만큼 딱히 내세울 장점도 없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성공한 투수들은 모두 자신만의 무기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좋게 말하면 올라운더형 투수지만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투수에 불과했다. 구속, 스터프가 떨어지는 애매한 투수가 KBO리그에서 어떤 꼴을 당했는지는 당장 전 KT 소속 요한 피노만 봐도 알 수 있다.
뜬공 투수란 점도 KT 입장에선 부담이 된다. 마이너리그 통산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GO/AO)이 0.70이며 2018년에는 0.53으로 매우 많은 뜬공을 허용했다(린드블럼 0.59 리그 1위). 트리플A 통산 HR/9 1.1로 홈런 또한 꽤 허용하는 편이기에 위즈 파크의 특성상 많은 홈런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KT 외야 수비 또한 걸림돌이다. 중견수 로하스는 건재하지만 우익수가 견실한 수비를 자랑하던 유한준에서 풋내기 강백호로 바뀌었다. 강백호는 작년 시즌 내내 타구판단에 어려움을 겪었다. 극적으로 강백호의 수비력이 좋아지길 빌 수밖에 없지만, 그게 가능했다면 KT가 수비로 이 고생을 겪고 있을까.
전망
알칸타라가 꽝과 대박의 편차가 큰 복권이라면 쿠에바스는 안전자산에 가깝다. 지금까지 꾸준히 선발투수로 뛰었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100이닝 이상 소화했다. 내구성 문제 역시 2014년 22일 동안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없다.
다만 특별히 눈에 띄는 장점이 없다 보니 리그를 호령하는 에이스의 모습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완성도가 높은 편이면서도 가진 툴과 한계가 명확하다. 그러나 KT는 당장 대권에 도전할 팀이 아니다. 그렇기에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돌 수 있고 실패 가능성이 낮은 쿠에바스를 택하지 않았을까.
쿠에바스는 커리어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이 없다. 변변찮은 스카우팅 리포트조차 찾기 힘들만큼 그저 그런 선수였다. 피칭 스타일 역시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수많은 유망주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간 경력과 능력이 있다. 화려한 리그 에이스는 아닐지라도 견실한 플레이로 KT의 2년 연속 탈꼴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야구공작소
김경현 칼럼니스트 / 에디터= 이예림
기록 출처: Baseball America, Brooks Baseball, Baseball Reference, Baseballsavant, FanGraphs, MiLB.com
투수, 우투우타, 188cm, 97.5kg, 1990년 10월 14일생
[스포탈코리아] KT에 입단한 윌리엄 쿠에바스는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계약 사실을 알렸다. 계약이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구단 SNS를 팔로우하고 본인 얼굴이 합성된 KT 유니폼 사진을 올리거나 팬들과 댓글을 주고받으며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본인의 홍보대로 쿠에바스는 총액 67만 달러로 KT와 계약을 맺었다.
배경
윌리엄 쿠에바스는 여타의 남미 유망주들과 다른 방식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에 띈 국제 유망주는 어린 나이에 계약을 맺기 마련이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이를 우려한 부모님의 권유로 대학에 진학해 회계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그는 야구에 대한 열정을 포기할 수 없었고 결국 테스트 끝에 200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왜소한 체격을 지녔던 쿠에바스는 당시에 그저 그런 유망주에 불과했다. 라울 알칸타라가 1년 만에 졸업한 도미니카 서머리그를 그는 3년이나 머물렀다. 하지만 그 3년간 체격이 커지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기에 2012년 드디어 미 본토를 밟을 수 있었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2012년에 평균자책점 1.40으로 리그 평균자책점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상위 싱글A 레벨에선 살짝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금세 적응했다. 더블A에서는 당시 같은 팀 소속이던 롯데 아수아헤와 이스턴리그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했지만 특출난 점이 없었기에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는 실패를 거듭했다. 2016년 꿈에 그리던 빅리그에 콜업됐으나 첫 등판에서 2.1이닝 2실점에 그쳤다. 이후 그는 저니맨이 되어 여러 팀을 떠돌았다. 대부분을 트리플A에서 머물렀으며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더라도 로스터의 빈자리를 메꾸는 임시 등판 수준에 그쳤다. 결국 쿠에바스는 더 많은 기회와 돈을 찾아 KBO리그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쿠에바스는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구사한다. 패스트볼의 구속은 140km 중반대에 형성되며 싱킹성 무브먼트를 보인다. 우타자에게는 130km 초중반의 슬라이더, 좌타자에게는 130km대의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한다. 체인지업은 팔스윙 속도를 다르게 가져가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다. 아주 빼어난 구종은 없지만 모든 구종의 완성도가 나쁘지 않고 좌우 스플릿도 가리지 않는 전형적인 선발투수 타입이다.
한가지 특징이라면 엄청난 고회전의 패스트볼을 던진다는 것이다. 2018년 쿠에바스의 포심 패스트볼은 2506rpm을 기록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상위 5%에 해당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저스틴 벌렌더의 회전수에 버금가는 수치다(벌렌더 2618rpm).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드문 쿠에바스의 패스트볼은 구속에 비해 위력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제구력도 훌륭한 편이다. 커리어 초반에는 제구가 왔다 갔다 한다는 평을 들었지만 현재는 깔끔한 커맨드를 자랑한다. 스스로 어떤 카운트에서든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출나지 않은 구속과 변화구로 트리플A에서 생존하려면 보더라인 피칭이 필수적이고 쿠에바스는 이를 해냈다(트리플A 통산 ERA 3.94, BB/9 3.1).
부족한 부분이 없는 만큼 딱히 내세울 장점도 없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성공한 투수들은 모두 자신만의 무기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좋게 말하면 올라운더형 투수지만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투수에 불과했다. 구속, 스터프가 떨어지는 애매한 투수가 KBO리그에서 어떤 꼴을 당했는지는 당장 전 KT 소속 요한 피노만 봐도 알 수 있다.
뜬공 투수란 점도 KT 입장에선 부담이 된다. 마이너리그 통산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GO/AO)이 0.70이며 2018년에는 0.53으로 매우 많은 뜬공을 허용했다(린드블럼 0.59 리그 1위). 트리플A 통산 HR/9 1.1로 홈런 또한 꽤 허용하는 편이기에 위즈 파크의 특성상 많은 홈런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KT 외야 수비 또한 걸림돌이다. 중견수 로하스는 건재하지만 우익수가 견실한 수비를 자랑하던 유한준에서 풋내기 강백호로 바뀌었다. 강백호는 작년 시즌 내내 타구판단에 어려움을 겪었다. 극적으로 강백호의 수비력이 좋아지길 빌 수밖에 없지만, 그게 가능했다면 KT가 수비로 이 고생을 겪고 있을까.
전망
알칸타라가 꽝과 대박의 편차가 큰 복권이라면 쿠에바스는 안전자산에 가깝다. 지금까지 꾸준히 선발투수로 뛰었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100이닝 이상 소화했다. 내구성 문제 역시 2014년 22일 동안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없다.
다만 특별히 눈에 띄는 장점이 없다 보니 리그를 호령하는 에이스의 모습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완성도가 높은 편이면서도 가진 툴과 한계가 명확하다. 그러나 KT는 당장 대권에 도전할 팀이 아니다. 그렇기에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돌 수 있고 실패 가능성이 낮은 쿠에바스를 택하지 않았을까.
쿠에바스는 커리어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이 없다. 변변찮은 스카우팅 리포트조차 찾기 힘들만큼 그저 그런 선수였다. 피칭 스타일 역시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수많은 유망주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간 경력과 능력이 있다. 화려한 리그 에이스는 아닐지라도 견실한 플레이로 KT의 2년 연속 탈꼴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야구공작소
김경현 칼럼니스트 / 에디터= 이예림
기록 출처: Baseball America, Brooks Baseball, Baseball Reference, Baseballsavant, FanGraphs, MiL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