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NC 다이노스 에디 버틀러
입력 : 2019.03.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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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버틀러
선발 투수, 우투우타, 1991년 3월 13일생(28세), 188cm, 81kg


[스포탈코리아] NC 다이노스는 KBO 리그 첫 시즌인 2013년부터 막강한 외국인 투수진을 자랑해왔다. 첫해부터 2017년까지 롱런한 에릭 해커를 중심으로 잭 스튜어트, 제프 맨쉽 등이 뒤를 받쳤다. 자연히 팀 성적 역시 상위권에 자리했다. 창단 3년, KBO 리그 참여 2년 만에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했다.



[표1] 2013~2018 NC 외국인 투수들 및 팀 성적과 리그에서의 비교


2017년 들어 기존 선수들의 하락세가 눈에 띄자 NC는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창단부터 함께한 해커와도 작별했다. 그렇게 새롭게 시작한 지난 시즌, NC는 창단 이후 최악의 나날을 보냈다. 외국인 선수의 성적과 함께 팀 성적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왕웨이중은 부상, 로건 베렛은 부진으로 고전했다. 결국 이들은 모두 한 시즌 만에 한국을 떠났다.

2014년부터 계속 가을야구를 해 온 만큼 지난해의 추락은 NC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FA 최대어인 양의지를 영입한 만큼, NC는 이번 시즌에 반드시 명예회복에 성공해야 한다. 외국인 투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첫 조각인 드류 루친스키를 영입한 후, 남은 자리에 데려온 선수가 에디 버틀러다. 2012 MLB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가 7년이 지나 한국 땅을 밟게 된 것이다.


배경

버틀러의 경력은 KIA 타이거즈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제이콥 터너와 비슷하다(‘2019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제이콥 터너’). 동갑내기인 터너는 2009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버틀러는 2012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버틀러도 2009년에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교 진학을 선택했다. 빅 리그에서 뛸 수 있다고 평가받던 터너와 달리 그의 평가는 낮았다. 35라운드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선택을 받는 것에 그쳤다. 그는 계약을 거부하고 래드포드 대학교로 진학해 3년 후 2012 드래프트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에 1라운드(46픽) 지명을 받게 된다.

버틀러는 첫 시즌을 루키 리그에서 보냈다. 67.2이닝 동안 2.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2014시즌 시작 전에는 Baseball America(BA) 선정 유망주 24위에도 올랐다. 당시 밑 순위에 닉 카스테야노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무키 베츠 등이 있었던 것을 보면 매우 고평가를 받았던 셈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압박감과 쿠어스 필드라는 큰 산을 넘지 못하고 시카고 컵스로 넘어갔다. 시카고에선 패전조와 롱 릴리프로 괜찮은 활약을 보이며 콜 해멀스 트레이드로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는다. 그곳에서 다시 기회를 얻는가 했지만 성적이 바닥을 치며 논텐더 방출되는 신세가 됐다. 크게 보여준 것도 없는 방출선수. 메이저리그 팀에서 다시 기회를 얻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었다. 결국 버틀러는 타국 리그에서 뛰는 것을 택했다.



[표2] 에디 버틀러의 최근 5년간 성적



스카우팅 리포트



[표3] 에디 버틀러의 지난 3년간 구종별 성적(메이저리그 기준, 구속은 km/h)


버틀러는 가라앉는 움직임을 보이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브레이킹 볼을 구사한다. 패스트볼과 브레이킹 볼의 비율이 6:4로 전형적인 정통파 투수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는 슬라이더가, 좌타자를 상대할 때는 체인지업이 제2구종이다.

드래프트 당시 눈에 띄었던 버틀러의 강점은 ‘묵직한(heavy)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평균 151km/h에 이르는 패스트볼은 좋았지만 메이저리그 시절에는 슬라이더와 같은 브레이킹 볼이 받쳐주지 못했다. 빅리그에서 슬라이더를 패스트볼 다음으로 많이 던졌지만 3할대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슬라이더 외에도 체인지업이 있지만 결과를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이너리그 성적을 봐도 빠른 구속에 비해 아쉬운 스터프가 눈에 띈다. 지난 5년간 9이닝당 삼진을 7개도 잡지 못했다. 심지어 2016년 AAA리그에선 고작 3.5개에 그쳤다. 구속에 비해 삼진이 적다는 점에선 전임자 왕웨이중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표4] 에디 버틀러의 2017-2018 패스트볼(포심, 싱커) 성적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버틀러의 주무기는 움직임이 심하다는 평을 받는 싱커다. 표본이 많진 않지만 지난 2년간 포심보다 싱커를 던질 때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땅볼 유도와 장타 억제에 효과적이다. 메릴 켈리와 헥터 노에시가 KBO 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주된 이유도 싱커성의 패스트볼 덕분이었다.

또 다른 장점은 커브다. 데뷔 초기엔 거의 던지지 않았던 구종이지만 오히려 제2구종인 슬라이더보다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커리어 동안 버틀러가 던진 커브의 회전수는 2506rpm이다. 이는 메이저리그의 커브 회전수 평균(2450rpm)보다 높다. 2018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500구 이상 던진 선수 중 커브 회전수 136위에 올랐다. 지난해 커브를 구사했던 선수가 311명이니 평균 이상의 기록이다. 그 때문인지 좌타자에게 주로 던진 체인지업을 제외하고 가장 적게 던지는 구종이었지만, 2017년부터 비중을 늘렸다. 제2구종인 슬라이더보다 많이 던지기도 했다*.

*[표3]의 경우 커브보다 슬라이더를 세 배 이상 많이 던진 2016년이 포함돼 있어 슬라이더의 비율이 더 높게 기록됐다.



[그림1] 팀 구장별 해발 고도(단위:m)


버틀러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콜로라도와 산하 AAA 팀인 콜로라도 스프링스, 앨버커키 아이소톱스에서 뛰었다. 모두 해발고도가 1500m보다 높은 곳에 홈구장이 있는 팀이다. 이렇게 공기가 희박한 고지대에선 브레이킹 볼이 밋밋하게 꺾여 투수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버틀러는 콜로라도를 떠난 2017년부터 커브의 비중을 늘렸고, 구종 피안타율 1할대, 피장타율 2할대를 보였다. KBO리그에서도 커브를 결정구로 쓴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선수 커리어 동안 버틀러는 큰 부상을 두 번 당했다.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고 고작 3일이 지난 날 오른쪽 어깨 회전근 염증으로 빠지면서 그 후로 한 달 이상을 쉬었다. 지난해엔 오른 사타구니 통증으로 개막하고 3달을 뛰지 못했다. 2017년엔 7일짜리 부상자 명단(Injured List)에 두 번 등재됐다. 최근 여러 부상을 겪은 점, 피칭에 주축이 되는 오른쪽 어깨 부상, 재발 우려가 높은 사타구니 부상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내구성에 의문 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전망

떨어지는 구위와 함께 커리어 대부분을 타자 친화 구장에서 뛴 결과 버틀러는 실패의 길을 걸었다.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망주 중 하나로 손꼽혔지만 이제는 지난날의 영광을 뒤로하고 새로운 출발을 한다.

여전히 버틀러에게는 많은 물음표가 붙는다. 낮은 탈삼진율과 부상 경력은 그의 발목을 잡는다. 땅볼 유도 능력은 좋지만 장단점이 뚜렷한 NC의 내야 수비*가 얼마나 도와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리그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가 가세했다. 커브와 함께 계속 던져왔던 슬라이더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유망주 시절의 잠재력을 뽐낼 수도 있다. 크기도 커진 새 구장 또한 피장타율 억제에 도움을 줄 것이다.

*2018시즌 수비율 1위, WAA 9위

외국인 선수 잘 뽑기로 소문난 NC였지만 지난 2년은 실패를 거듭했다. 최하위에 머무른 지난 시즌을 잊기 위해 수뇌부와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고 최고의 스타를 영입했다. 팀 개편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숙원 사업이었던 구장 이전도 마무리됐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첫 시즌은 팀과 응원하는 팬 모두에게 중요하다. NC가 다시 상위권에서 우승 경쟁을 하려면 버틀러의 활약은 꼭 필요하다. 루친스키보다는 버틀러에게 더 많은 기대가 걸려있다. 이제 곧 시작되는 버틀러와 NC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해보자.


야구공작소
김동민 칼럼니스트 / 에디터=박기태, 조예은


기록 출처: milb.com, Baseball-Reference, Baseball America, Brooks Baseball, Baseball Savant, Statiz, Baseball Judg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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