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냥 빚 갚았다…후랭코프 “기다려준 두산 고맙다”
입력 : 2019.08.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김현세 인턴기자= 호투로 천 냥 빚을 갚았다. 세스 후랭코프(31, 두산 베어스)의 이야기다.

후랭코프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오랜만에 승을 챙겼다. 지난 5월 17일 인천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승을 거둔 지 꼭 84일째 되는 날이다. 이날 5이닝 5피안타 1실점을 남겼고, 삼진 6개를 잡는 사이 볼넷은 1개만 줬다.

올 시즌 어깨 이두건염을 앓은 후랭코프는 복귀하고서도 폼이 좀체 올라오지 않았다. 앞선 4경기 성적은 3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초라했다. 후랭코프가 못던진 날이면 두산도 지는 꼴이 됐다. 교체설이 나돌 만큼 궁지에 몰렸다. 그런데도 두산은 끝까지 함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마음의 빚을 진 격이다. 후랭코프는 위험을 감수한 두산의 선택에 응답해야만 했다. 1일 창원 NC전, 최후통첩을 받고서 승패 없이 3.2이닝 2실점에 머물렀는데, 소득이 있었다. 최고 구속도 시속 151㎞를 찍을 정도로 어깨 상태도 호전됐고 ‘자기 공’을 던졌다는 평가다.

그러고는 8일 경기에서도 흐름을 고스란히 이었다. 후랭코프는 5회까지 많은 공(96구)을 던졌음에도 최고 구속도 직전 등판과 같게 유지했다. 4회 1사 1루에서 유한준,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유일한 실점을 남겼지만, 그 상황을 빼놓고는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물론 남은 시즌 전반을 섣불리 점칠 수는 없는 노릇. 그런데도 어깨 상태, 투구 내용 등 호전된 요소가 많았고, 이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했다. 더구나 순위 싸움이 한창인 지금, 또 한 가지 카드가 생긴 것이나 다름없다. 선발 로테이션 안정화까지도 이루게 될 공산이 크다.

천 냥 빚을 제대로 갚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으로서도 달갑기는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후랭코프가 오랜만에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라면서 “투구 수가 많긴 했지만, 서서히 자기 페이스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랭코프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그는 “두 달 동안 재활 과정이 힘들었다. 복귀하고서 3경기 동안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었다”라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두 달 동안 기다려준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고맙다”라며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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