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 ‘천금포’ 김강민의 몸속 '왕조 DNA'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입력 : 2019.09.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허윤수 기자= SK 와이번스 김강민이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우승 DNA를 발산해냈다.

김강민은 30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김강민은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6-2 승리를 견인했다.

SK는 이날 오직 승리가 필요했다. 두산 베어스와 승차 없는 공동 1위지만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7승 9패로 뒤져있어 승자승 원칙에서 밀리기 때문이었다. 무승부도 가능성이 있었지만 희박한 확률이었다. 만약 패할 경우에는 정규시즌 준우승의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평소보다 더욱더 심한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르는 경기. 경기 초반 선제득점이 절실했다. 접전이 이어질 경우 초조한 마음에 일을 그르칠 가능성까지 농후했다.

SK는 1회 초부터 득점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로맥이 볼넷을 골라 나간 뒤 2루를 훔쳤다. 하지만 최정과 정의윤이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나며 불안함이 감돌았다. 1회 말 2사 3루 위기를 넘긴 SK는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

SK가 2회 다시 주자를 내보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이재원이 중견수 앞 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강민은 한화 선발 채드벨의 4구째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 아치를 그렸다. 경기 초반 선제 득점. SK가 그릴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김강민이 방점을 찍자 SK 타선이 활발함을 띄었다. 정현이 볼넷을 골라냈고 노수광의 2루타가 더해지며 1사 2, 3루를 만들었다. 이어 배영섭이 좌익수 방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2점을 추가했다. SK가 이때 뽑은 4점으로 8회까지 주도권을 잡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가장 중요했던 2회였다.

2001년 SK에 입단한 김강민은 숱한 가을 야구 경험을 가지고 있다. SK의 왕조 시절을 함께하며 한국시리즈 우승만 4번을 차지했다. 김강민은 중요성과 부담감이 컸던 이 날 경기에서 왕조 시절 DNA를 뿜어내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그런데도 자신 때문에 졌던 경기에 대해 자책했다.

경기 후 김강민은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으로 팀이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최근 팀이 부진했던 20경기보다는 나 때문에 졌던 경기들이 아쉽다”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제 SK의 운명은 내일 열리는 두산 베어스의 경기 결과에 달려있다. 김강민은 “내일은 집에서 TV로 두산의 경기를 시청할 예정인데 긴장해서 채널을 계속 돌릴 것 같다”라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순위에 관한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라며 결과에 상관없이 다가올 가을 야구에서 더욱 진하게 뿜어낼 왕조 DNA를 예고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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