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헌신' SK 김광현, '탈삼진 2개'가 주는 무게감
입력 : 2019.10.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허윤수 기자= 또다시 위기에 빠진 팀을 위해 김광현은 묵묵히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팀을 구해냈다.

김광현은 지난달 30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했다. 김광현은 7이닝을 8피안타(1피홈런) 2실점 2탈삼진으로 호투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결과로 SK는 우승을 향한 필요조건을 갖춘 채 마지막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SK엔 여러모로 부담이 큰 경기였다. 최종전까지 순위 싸움이 계속됐다. 사실상 우승을 위해선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하는 경기였다. 이렇게 어려울 때 SK 마운드에는 언제나처럼 김광현이 서 있었다.

김광현은 이날 오직 팀이 이기기 위한 투구를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빠르게 투구 리듬을 가져가며 패스트볼에 커브를 섞었다. 최대한 마운드에 오래 있기 위해 맞춰 잡는 피칭을 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선발 등판했던 30경기 가운데 가장 적은 2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오늘 일단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상대 선발 채드 벨이 우리 팀을 상대로 잘 던지기에 최대한 점수를 주지 말자는 각오로 투구했다”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경기 전까지 탈삼진 타이틀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준비하며 포기했다. 그저 실점을 최소화하자는 마음이었다”라며 오직 팀 승리만을 생각했음을 밝혔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178탈삼진을 기록하며 선두 린드블럼(두산 베어스)에 11개 뒤져있었다. 적지 않은 차이지만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 10개인 것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도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에이스에겐 개인 타이틀보다 팀이 우선이었다.

2017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김광현은 이듬해 철저한 관리 속에서 등판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구원 등판까지 하며 팀을 든든하게 떠받쳤다. 그 결과 2010년 이후 9년 만에 개인 최다승 타이기록인 17승 고지를 다시 밟았다. 거기에 개인 최다 경기 출전 타이(2010년, 31경기), 190.1이닝을 던져 최다 이닝 2위(2010년, 193.2이닝)의 기록을 남기며 맹활약했다.

김광현은 “개인 최다승 타이인 17승을 올렸다는 것보다는 시즌 전 목표였던 18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는 게 더 기분이 좋다”라며 올해를 돌아봤다. 이어 “2년 전 수술 후 다시 던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다. 다시 재기할 수 있게 관리해주신 힐만 감독님과 염경엽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다했지만 오히려 미안해했다. “내가 시즌 막판 4경기에서 부진한 것이 아쉽다. 그 경기 중 1승만 했더라도 순조롭게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나 때문에 어려운 상황까지 온 것 같다 미안하다”라며 자책했다.

SK는 기적적인 우승을 향한 모든 필요조건을 갖췄다. 아쉬움이 남지만 이젠 결과를 기다리며 가을 야구를 준비해야 한다. 김광현도 “두산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하지만 상황과 관계없이 작년처럼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라며 주어진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절체절명의 위기마다 팀을 구했던 에이스는 다시 한번 팀을 위해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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