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승-7할 승률-9경기 차’ 역대급 페이스 SK, 어떻게 역대급 2위 됐나
입력 : 2019.10.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기자= 설마 하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 역대급의 성적으로 고공행진을 하던 SK 와이번스가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SK는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최종전에서 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에 6-5 승리를 거두며 준우승이 확정됐다. SK는 두산과 같은 88승 55패 1무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상대 전적에서 7승 9패로 밀리며 기적의 희생양이 됐다.

SK는 이날 결과로 양대 리그 체제였던 1999년과 2000년을 제외하고 80승에 선착한 팀 중 최초로 한국시리즈 직행에 실패했다. 또 9경기의 승차를 지키지 못하고 최다 경기 차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여름을 지날 때만 해도 SK의 상승세가 어떤 기록을 만들어낼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다. 7월 초 SK가 6연승과 함께 시즌 59승째를 거두며 승률 0.686을 기록했다. 그러자 역대 단 2차례(1982년 OB 베어스 0.700, 1985년 삼성 라이온즈 0.706) 밖에 없었던 7할 승률과 한 시즌 최다승인 93승(2016‧18 두산)을 넘어 100승 도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SK 염경엽 감독은 “시즌 최다승에 대한 욕심은 없다. 부상 없이 완주하는 게 목표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그만큼 SK의 우승을 의심하는 시선은 없었다. 이어 8월 15일 SK가 두산과의 승차를 9경기로 벌렸다. 보름 뒤에는 80승 고지에 선착했다.

하지만 이후 SK는 거짓말 같은 추락을 시작했다. 9월 들어 6연패의 늪에 빠지며 4승 10패를 기록했다. 연패를 벗어난 후에도 삼성에 덜미를 잡히며 9경기의 승차가 45일 만에 없어졌고 두산과 입장이 뒤바뀌었다. 뒤늦게 2연승을 달렸지만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SK의 추락에는 결국 시즌 내내 무뎠던 방망이가 있었다. SK는 올 시즌 팀 타율 0.262로 7위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이 좌절된 기아 타이거즈(0.264)보다도 낮았다. 정규리그 1위를 달리는 팀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특히 6연패 등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9월에는 팀 타율이 8위(0.236)로 더 떨어졌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3.6점에 그쳤다.

공인구 변화로 SK가 자랑하는 홈런 수도 급감했다. 지난해 233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117개로 떨어졌다. 특히 로맥(43홈런->29)과 한동민(41->12)은 지난해와 비교해 직격탄을 맞았다. 팀 평균자책점 1위(3.50)를 자랑하는 마운드의 힘으로 타선의 부족함을 메웠지만 시즌 막판까지 1위 싸움을 이어가기엔 힘에 부쳤다.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두산과 플레이오프부터 거치고 올라와야 하는 SK. 지난해와 같은 장면이지만 너무나 다른 과정이다. 역대급 2위라는 상처를 입은 SK가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이겨내고 가을 야구에서 다시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시스,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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