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믿어, 고우석 믿어’ 류중일의 신뢰, 고우석 보답할 수 있을까
입력 : 2019.10.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허윤수 기자= LG 트윈스가 NC 다이노스를 꺾고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불안한 마무리 고우석의 모습은 숙제를 남겼다.

고우석은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팀이 3-1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고우석은 안타 2개와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힘겹게 경기를 매듭지었다.

고우석이 모습을 드러내자 잠실야구장이 함성으로 가득 찼다. 8회까지 큰 위기 없이 마지막 이닝을 맞게 된 LG 팬들은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고우석이 150km대 강속구를 앞세워 선두 타자 박민우를 잡아냈다. 함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고우석이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어 스몰린스키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다.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태진의 빗맞은 안타가 나오며 누상에 주자가 가득 찼다. 이번엔 NC 팬들의 함성이 잠실을 가득 메웠다.

고우석은 이후 박석민과 노진혁을 차례로 잡아내며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LG 팬들은 그때야 미소를 지으며 승리를 만끽했다.

경기 후 LG 사령탑 류중일 감독은 9회 위기를 떠올리며 “철렁했다. 8회까지 편안하게 가다가 위기를 맞았다. 동점 내지 역전도 가능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야구가 이래서 재밌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는 LG로선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올 시즌 고우석은 LG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다. 65경기에 나와 8승 2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하며 구원 부문 2위에 올랐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프리미어12를 앞둔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시즌 막판 고우석이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15일 두산 베어스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1.1이닝을 책임졌다. 단단했던 고우석이 조금씩 균열을 보였다. 실점이 생겼고 2경기 연속 홈런도 맞았다. 9월 월간 성적은 10경기 11이닝 9세이브 평균자책점 2.45. 4경기만을 소화했던 3월(4.50)을 제외하곤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았다. 8월(0.82)과 비교해도 썩 좋지 못했다.

시즌 막판 이런 흐름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고우석이 처음 맞는 가을 야구에서 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그리고 이날 불안한 모습을 통해 현실로 다가왔다. 류 감독도 “고우석이 큰 경기 마무리가 처음이다 보니 긴장한 것 같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고우석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오늘은 긴장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더 잘 던져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고우석의 활약에 기대감을 보였다.

류 감독은 9회 선두 타자 박민우를 맞아 차우찬을 더 끌고 가면 좋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최고 마무리 투수가 팀에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고우석 앞에 주자가 있으면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가을 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고우석을 향한 세심한 배려도 밝혔다.

LG는 이제 도전자 입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맞선다. 류 감독은 키움에 대해 “선발, 계투진이 모두 좋고 타선도 장타력과 주루를 모두 갖췄다.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준플레이오프 구상을 밝혔다. 고우석의 역할이 더욱 커질 무대다. 고우석이 와일드카드전에서 맞은 예방 주사를 통해 류 감독의 절대적인 믿음에 보답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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