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수비왕’ 박병호, 홈런만큼 값졌던 호수비
입력 : 2019.10.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허윤수 기자= 화려한 그의 공격력에 가렸지만 수비력 역시 일품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가 공격력 못지않은 수비를 선보이며 그의 명성을 입증했다.

박병호는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9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박병호는 1-4로 뒤진 8회 추격의 2점 홈런을 때려내며 짜릿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해결사 면모를 뽐냈지만 그의 가치는 수비에서도 빛났다. 이날 경기 초반부터 키움 선발 요키시는 흔들렸다. 1사 후 김민성에게 2루타를 내준 데 이어 이형종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2루의 위기에 빠졌다. 여기서 김현수에게 우익수 앞 안타로 1점을 내줬다.

1사 1, 2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LG 채은성이 요키시의 공을 노려쳤다, 안타성 타구였다. 그 순간 박병호가 팔을 쭉 뻗어 실점 대신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기뻐할 겨를이 없었다. 박병호는 3루를 향하다 돌아오는 2루 주자를 잡기 위해 송구했다. 김하성이 달려오며 2루 주자 이형종을 잡아냈다.

실점에 가까웠던 순간이 더블 플레이가 되며 이닝이 종료됐다. 요키시도 대량 실점으로 무너질 수 있었지만 박병호의 호수비 덕에 큰 위기를 넘겼다.

이후 키움은 3회부터 요키시를 대신해 불펜진을 가동하며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1회 박병호의 결정적인 수비가 없었다면 전체적인 경기와 마운드 운용이 복잡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병호는 전날 열린 1차전에서도 빛났다. 노히트 행진을 펼치던 브리검이 7회 LG가 내세운 대타 박용택에게 안타를 내줬다. 0의 균형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대타 카드가 성공하자 흐름이 LG를 향했다. LG는 박용택을 대신해 대주자 신민재를 내보내며 득점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때 브리검의 날카로운 견제가 1루를 향했다. 박병호는 완벽한 포구로 주자를 태그한 뒤 1루심을 바라봤다. 세이프 판정. 박병호가 더그아웃을 향해 격하게 손짓했다. 키움은 확신에 찬 박병호를 보고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결과는 아웃. 순식간에 경기 흐름이 다시 키움을 향한 장면이었다.

경기 후 박병호는 “아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좋은 견제가 나왔고 나도 바로 태그를 했다고 생각했다”라며 견제사 순간을 떠올렸다. 박병호의 집중력이 없었다면 견제로 주자를 잡아 놓고도 놓칠 뻔한 상황이었다.

단기전에서는 세리머니까지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박병호. 묵직한 홈런에 가렸지만 그의 집중력 있는 호수비는 키움 승리의 숨은 원동력이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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