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vs 7명’ 불펜전, 한 명 덜 쓴 SK가 더 부담인 이유
입력 : 2019.10.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문학] 허윤수 기자= SK 와이번스가 경기 결과와 마운드 운용 두 마리 토끼를 다 잃었다.

SK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0-3으로 패했다. 이날 결과로 SK는 안방에서 1패를 당한 채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20.7%의 힘든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정규시즌 막판의 타선 부진이 그대로 이어졌다. 경기 전 SK 염경엽 감독은 “시즌 막판 포인트가 깨졌던 타격감이 휴식하며 많이 회복됐다”라며 달라질 모습을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1이닝 동안 6안타의 빈공에 시달리며 영봉패를 당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광현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6회 김태훈을 시작으로 6명의 투수가 차례로 등판했다. 브리검 이후 8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린 키움과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지만 연장 11회 문승원이 무너지며 경기를 내줬다.

당장 SK 입장에서는 살아나지 않은 타격감보다 많은 불펜 투수를 소모하고도 패한 게 더 뼈아프다. 겉으로 보기에는 키움과 별반 차이가 없으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SK는 박민호(0.1이닝)와 박희수(0.2) 외 5명의 투수가 각각 1이닝을 책임졌다. 7회 등판한 서진용(18구)을 제외하곤 김태훈(24)-정영일(23)-하재훈(26)-문승원(26) 모두가 키움 타선의 끈질긴 승부에 시달리며 20개 중반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반면 키움은 김상수와 오주원만이 1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조상우(0.2이닝/16구)-이영준(0.1이닝/6구)-안우진(0.2이닝/4구)-이승호(0.1이닝/3구)-한현희(0.2이닝/2구)-김상수(1이닝/14구)-양현(0.1이닝/9구)-오주원(1.2이닝/21구) 순으로 등판하며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을 펼쳤다. 오주원은 양 팀 불펜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다.

경기 후 SK 염경엽 감독은 대부분의 불펜 투수가 1이닝을 소화한 것에 대해 “1년간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가장 익숙한 방법으로 진행했다”라며 마운드 운용에 관해 설명했다.

SK는 불펜진의 물량 공세와 더불어 많은 투구 수까지 기록했지만 경기를 내주며 15일 열리는 2차전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선발 산체스가 긴 이닝을 던져주길 바랄 뿐이다.

SK는 강력한 불펜진을 내세워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지만 키움과 운용 방법은 달랐다. 타선도 SK 투수의 공을 하나라도 끌어내려는 키움의 끈질김과는 거리가 있었다. 불펜진을 쏟아붓고도 패한 SK가 2차전에서는 어떤 마운드 운용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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