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긴다'' 키움 김창현 감독 대행이 밝힌 김선기 호투 비결
입력 : 2020.10.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김선기(29, 키움 히어로즈)의 쓰임새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키움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에서 두산에 2-8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지난 수요일부터 이어지던 4연승 행진을 마감했고, 잔여 경기 역시 2경기만 남겨 놓아 사실상 2위권 진입은 어려워졌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는 2.2이닝 동안 7안타를 내주며 2경기 연속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야수들은 공·수에서 요키시를 도와주지 못했다.

두산의 초반 공세로 0-7로 뒤진 6회 말, 키움은 이정후와 김웅빈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쫓아가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두산은 7회 초 조수행과 김재호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더 달아나며 쉽게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고, 키움 벤치는 김선기를 투입해 두산의 흐름을 끊으려 했다. 그리고 무사 1루 상황에서 투입된 김선기는 내야 수비의 도움을 받아 정수빈과 박세혁은 각각 2구 만에 가볍게 범타 처리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2018년 데뷔한 김선기는 데뷔 3년 차인 올해 자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24경기 3홀드, 21.1이닝 7볼넷 10탈삼진,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 중인 김선기는 특히 10월 들어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자책점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빠른 승부로 투구 수를 최소화하면서 짧은 휴식일에도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활약에 김창현 키움 감독 대행은 최근 추격조를 넘어 하이 레버리지(큰 위기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김선기를 기용 중이다.

김선기의 가세로 키움 불펜진은 더욱 두터워졌다

18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창현 감독 대행은 자신의 평소 지론과 함께 김선기의 장점과 기용 이유를 설명했다. 강조한 것은 '리그 평균과 얼마나 다른 공을 던지느냐'와 '볼을 낭비하지 않느냐'였다.

김창현 감독 대행은 "나는 평균과 다른 공을 던지냐를 중요하게 여긴다. 김선기는 타자가 힘든 폼으로 공을 던진다. 또 공 무브먼트가 심한 편이라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면서 "최근에는 김선기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 중요한 상황에서도 믿고 맡긴다"고 설명했다.

야구에서 생소함은 아주 큰 무기다. 구속이든 투구폼이든 해당 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을 던지지 않는 투수는 경쟁력이 있다. KBO리그에서 160km/h의 공이 위력적인 것도, 메이저리그에서 일본인 투수의 스플리터가 위력적인 것도, 평범한 구속과 구위를 가졌지만 독특한 디셉션(투구 시 숨김 동작)을 가진 투수가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다 같은 맥락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김선기는 김창현 감독 대행의 기준에 완벽히 충족하는 선수다. 패스트볼 구속(평균 143km/h)이 빠르지 않지만, 타자마다 다른 투구 리듬을 가져가 타이밍을 좀처럼 잡지 못하게 만든다. 공 무브먼트는 기껏 맞춘 타구가 정타로 이어지지 않게 만든다.

이어 김창현 감독 대행은 "투수 코치에게는 볼넷만 최소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자와 투수의 대결에서 볼카운트가 많아지면 유리한 것은 타자다. 난 유인구를 많이 던지는 것보다는 타자와 빠르게 승부하는게 확률적으로 승산이 높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선기의 제구는 여전히 뛰어나다 볼 순 없지만, 적극적인 승부로 유인구를 최소화하면서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앞서가고 있다. 10월 한 달간 김선기는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1이닝 이상을 이따금 소화하면서도 공 15개를 넘기지 않았다. 18일 경기처럼 수비의 도움도 있었지만, 야수들이 잡기 쉬운 타구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투수다.

올해 키움은 선발진의 부침에도 불펜진의 활약으로 순위 경쟁에서 크게 처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불펜진은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가을 야구뿐 아니라 미래를 기대케 한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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