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명승부 제조기' LG, 올해 주인공은 만 24살 신민재였다
입력 : 2020.11.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김동윤 기자=LG 트윈스가 신민재(24)의 극적인 끝내기로 승리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LG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키움 히어로즈에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LG는 2015년부터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3차례 출전해 3번 모두 상위 시리즈로 진출하게 됐다. LG는 하루 휴식 후 3위 두산 베어스와 잠실야구장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겨룬다.

LG의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2016년이었다. 당시 4위 자격으로 5위 KIA 타이거즈와 맞붙었던 LG는 1차전을 내줬다. 하지만 2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류제국이 있어 9회 말 김용의가 낸 희생플라이 1타점만으로도 승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지난해였다. 지난해 LG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도 올해처럼 케이시 켈리였다. 당시 켈리는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6.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팀의 3-1 승리에 크게 공헌하면서 경기 MVP에 뽑혔다.

세 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켈리의 활약은 이어졌다. 7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보인 켈리에게 키움의 제이크 브리검 역시 6.1이닝 2실점 호투로 맞불을 놓으면서 오늘 경기는 경기 중반까지 투수전 양상을 띄었다.

그러나 올해 주인공은 켈리가 아닌 대주자로 주로 활약하던 신민재였다. 지난해 데뷔한 신민재는 올해도 변함없이 대주자로서 활약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대주자로 들어와 남은 경기를 소화했고, 13회 말 신민재가 타석에 들어설 때까지 그에게 '끝내기 안타'를 기대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2사 만루에 쓸 대타로 양석환과 신민재 중 신민재를 선택한 류중일 LG 감독도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류중일 감독은 "그냥 (신)민재로 밀어붙인 것이 성공을 거뒀다"면서 빠른 발을 믿은 것이냐는 질문에 "내야 안타를 생각하기보단 밀어내기 볼넷을 좀 더 기대했다"고 답했다.

류중일 감독의 기대대로 신민재는 김태훈의 공 두 개를 차분히 골라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3구째는 직접 받아쳐 짜릿한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이 상황에 대해 류중일 감독도 "따로 사인을 주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안 칠 줄 알았는데 치더라"면서 웃어보였다.

하지만 신민재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 그리고 이 계획에는 이병규 타격 코치의 특급 조언이 함께 했다. 앞선 타자 이천웅이 살아나갈 때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을 직감했던 신민재는 "이병규 코치님께서 (홍)창기 형이 나가서 만루가 되면 변화구보단 직구를 던질 거라 얘기해주셨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사실 처음 타석에 들어설 때는 볼과 스트라이크가 애매할 때 그냥 지켜보자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공 두 개를 보고 나니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이 낮게 들어오면 치자 생각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노림수가 통했다고 얘기했다.

이제 겨우 데뷔 2년 차인 신민재에게 이번과 같은 스포트라이트는 처음이지만, 들뜨기보다는 차분하게 팀을 위했다. 신민재는 "제가 끝내기를 쳐서 이겼다는 것보다는 오늘 이겨서 우리 팀이 내일 쉴 수 있다는 것이 더 기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히면서 "다음 경기 때도 기회가 오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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