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잠실] 김동윤 기자=LG 트윈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연장 13회 접전 끝에 진땀승, 준플레이오프 1차전 영봉패한 두 경기 모두 마운드에 책임을 묻긴 어려웠다.
마운드는 강타선을 보유한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각각 3실점, 4실점만 허용하면서 최소한의 몫은 했다. 하지만 타선, 특히 김현수와 라모스가 주축이 된 중심 타자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김현수는 6타수 1안타 1삼진, 라모스는 3타수 1볼넷 1사구 1삼진을 기록했다. 김현수의 뒤에는 채은성, 라모스의 뒤에는 이형종이 각각 2안타를 쳐냈지만, 앞에서 좀처럼 출루를 하지 못한 탓에 타점을 쌓을 기회가 나오지 않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직후 류중일 감독은 승리를 거뒀음에도 "끝낼 기회가 많았는데 제때 끝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아쉬움을 먼저 토로했다. 부진했던 김현수에 대해서도 "타석에서 조급한 모습이 보인다. 너무 잘하려는 마음이 크다"고 우려하면서 "그래도 마지막에 안타를 하나 쳤으니까 슬럼프를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었다.
라모스에 대해서도 '0안타'라는 결과보다는 "히팅포인트는 괜찮았다. 첫 타석 타구가 홈런이 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과정에 기대를 걸었다.
4년 만에 복귀한 한국의 가을에 김현수는 또다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류중일 감독의 기대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라인업 타순에서도 볼 수 있었다. 오지환에게 2번 타순을 주긴 했지만, 김현수-라모스에게 나란히 3, 4번을 맡기면서 믿음의 야구를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더 좋지 않았다. 김현수는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긴 했지만, 유일한 안타였던 6회 안타는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봐도 무리가 없는 것이었다. 라모스는 더욱 심각해 연일 방망이만 헛돌리며 4타수 0안타 4삼진으로 더그아웃에 들어왔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우리가 못 친 것도 있지만, 상대 투수 플렉센이 정말 잘 던졌다"고 또다시 선수들을 감쌌지만, LG는 이제 지면 끝인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그리고 상대 투수는 올해 20승을 거두고 리그 에이스로 올라선 라울 알칸타라다.
LG로서는 다행히도 김현수와 라모스가 알칸타라에 그리 약하진 않았다. 라모스는 알칸타라를 상대로 11타수 5안타(1홈런) 3타점, 타율 0.455, OPS 1.591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올해 1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타율 0.154, OPS 0.539로 약했지만, 지난해 알칸타라가 KT 위즈에 있던 시절에는 12타수 5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이 "알칸타라가 KT 있을 때 잘 공략했고, 올해 개막전에서도 이겼으니 2차전에서도 잘 공략하려고 한다"고 자신감을 보인 이유기도 하다.
현재 LG에서 김현수와 라모스를 대체할 자원은 없다. 이들을 타순에서 내리고 대신 올릴 선수도 드물다. 류중일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어쩌면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를 오늘 경기에서 김현수와 라모스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