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대비해 지구 개편하는 NHL, 손 놓고 있는 MLB와 대비
입력 : 2020.12.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첫해부터 홈구장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지난겨울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1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렇게 되면서 류현진(33,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내년 홈구장이 어디일지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코로나 19로 60경기 단축 시즌을 진행하고, 정규 시즌에 관중을 받지 못하는 등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유일하게 캐나다에 연고를 두고 있는 토론토였다.

캐나다 정부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필연적으로 많은 인원이 오가는 스포츠 경기 역시 취소됐다. 토론토는 홈구장 로저스 센터를 사용하지 못한 채 미국 내 여러 구장을 떠돌아야 했고, 정규 시즌이 개막한 지 3주가 지나서야 트리플 A 홈구장 샬렌 필드에 짐을 풀 수 있었다.

2021년을 보름 앞둔 지금도 캐나다는 여전히 닫혀 있고, 미국은 코로나 19가 만연해 연일 2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마크 샤피로 토론토 사장의 인터뷰를 인용해 토론토의 현재 상황을 전했다.

샤피로 토론토 사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낙관과 현실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느낌이지만, 우리는 낙관적이고, 희망적이며 토론토에서 홈 경기를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1시즌 홈 관중과 함께 하는 개막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홈구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캐나다 정부의 결정을 최대한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MLB.COM은 "토론토는 아직 어디에서 홈 경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토론토는 홈구장에서 안전하게 경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이 문제는 토론토 구단이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냉혹한 현실을 꼬집었다.

2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까지 남은 시간은 단 두 달. 급변하는 코로나 19 상황과 캐나다 정부의 입장에만 기대기엔 촉박한 시간임에도 메이저리그 사무국 차원에서의 대응은 미미하다. 코로나 19 문제뿐 아니라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 체제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내년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확답을 내리지 못하는 등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다양한 지구 재편안이 제시되고 있다(위 - 기존 4개 지구 / 아래 - 대안으로 제시된 4개 지구)

같은 문제를 놓고 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같은 북미 4대 프로 스포츠 리그 중 하나인 북미아이스하키 리그(이하 NHL) 사무국이다. 1993년부터 27년째 NHL 사무국을 이끌고 있는 게리 베트먼 커미셔너 역시 재임 기간에 몇 차례 파업을 겪는 등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19 대응만큼은 기민한 대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NHL 사무국은 지난 2019-20시즌 도중 코로나 19가 유행해, 지난 3월 정규 리그를 중단했다. 이후 캐나다 에드먼턴과 토론토에 철저히 방역된 중립 구장을 마련해 7월 말부터 2개월간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포스트시즌 중 약 3만 3,000여 건의 코로나 19 검사에서 단 한 번의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고, 이는 성공적인 방역 사례로 남았다.

현재는 내년 1월 14일 개막을 목표로 선수 노조와 함께 단축 시즌, CBA(단체 협약) 등을 논의 중인데 새롭게 의제로 떠오른 지구 재편에 대해서도 빠르게 의견을 모으고 있다.

ESPN, 디 어슬레틱 등 현지 유력 매체에서 NHL 지구 재편의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은 대략 10월 말에서 11월 초. NHL 사무국은 약 한 달 만인 12월 12일 윤곽이 잡힌 대안을 제시했고, 현재 구단주들을 설득 중이다.

NHL의 기존 지구는 북미 대륙 전체를 기준으로 위치에 근거해 총 4개로 나뉜다. NHL 사무국은 미국 연고 구단은 근교의 8팀끼리 최대한 묶어 3개 지구, 캐나다 연고 구단 7개를 묶어 1개 지구로 재편한 4개 지구안을 들고 나왔다. 주마다 다른 방역 지침을 고려해 기존 홈구장을 못 쓰는 미국 연고 구단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였다.

캐나다 정부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는 대조적이다. 캐나다 팀이 토론토 하나에 불과한 메이저리그로서는 NHL보다 지구 재편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 역시 올 시즌 코로나 19 확산을 염려해 같은 지구 팀끼리 맞붙게 하는 등 지구 재편의 필요성을 실감한 바 있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 역시 지구 개편을 고려할 만한 충분한 사유다.

또한,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그토록 원하는 리그 확대를 위해서도 코로나 19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베트먼 NHL 커미셔너는 30개 팀에서 32개 팀으로의 리그 확대를 눈앞에 두고 있고(2021-22시즌 32번째 팀 시애틀 크라켄 참가), 현재 지구 개편 이슈와 맞물려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열린 사고가 필요한 때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켄달 베이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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