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탑스(Topps)'는 미국의 유명 카드 제작 유통 회사다. 지난 3월 중순 탑스는 유명 아티스트 BTS를 소재로 한 카드를 발매했다. 그러나 이 카드에 있는 BTS의 각 멤버들은 두더지 게임에서 두더지를 맡고 있었고, 누군가에게 폭력을 당하기 직전의 모습으로 묘사됐다. BTS 팬덤은 물론 많은 소비자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결국 탑스는 카드 발행을 취소하고 공식 사과문을 게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반 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오늘 탑스가 발행한 카드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늘 새벽 탑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소룡의 모습을 한 오타니 쇼헤이 카드가 공개됐다. 이 카드는 유명 디자이너가 특정 선수를 소재로 제작한 <프로젝트70>으로 불리는 카드 중 하나이다. CES라는 디자이너가 제작한 이 카드는 탑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72시간 동안 한정 판매된다. 이 카드가 팬들로부터 지적 받고 있는 이유는 오타니와 이소룡은 같은 아시아인이지만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독자가 댓글에 "브루스리는 중국인이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그 아래에 다른 독자가 "이 카드는 정말 바보같아."라고 받아친다. 물론 언뜻 보기에는 그렇게 문제가 될만한 카드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인종차별로 보일 수 있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2020년 3월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한 후 미국 내 아시아계 사회는 굉장한 피해를 입었다. 마트에 들른 미국인들에게는 지금 눈앞에서 장을 보는 아시아계 사람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 중요하지 않았다. 미국인들에게 아시아 출신들은 모두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중국인으로 보였기에 내쫓거나 폭행을 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 미국에서 오래 터를 잡고 살아온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지금 막 발생한 바이러스를 퍼트린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오류이다. 그리고 둘째, 국적에 관계없이 외모가 비슷해 보이는 인종을 같은 국적 출신으로 한 데 묶어 판단하는 오류가 들어있다. 이를 우리는 인종차별이라 부른다.
탑스가 아시아계 선수들을 한 데 묶는 인종 차별적인 카드를 발행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류현진이 처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013년이었다. 탑스는 기존에 활약하고 있던 아시아계 투수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히사시를 함께 인쇄한 사인 카드를 발행했다.
류현진과 두 선수의 공통점은 아시아에서 온 투수라는 것 말고는 없다. 이런 식으로 탑스는 오랜 기간 동안 아시아에서 온 선수들을 동일하게 취급한 카드를 발행해왔다.
공교롭게도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탑스뿐만이 아니다. 탑스와 함께 세계 굴지의 카드 회사로 평가받는 파니니도 마찬가지이다.
파니니는 메이저리그 진출 시기가 같았던 김광현과 일본 출신 투수 야마구치를 한 데 묶어 발행했고, 일본 출신 야수 아키야마 쇼고와 대만 출신 야수 창 유쳉을 같은 카드에 넣었다.
카드 제작 회사들은 이것이 인종차별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다르빗슈와 이와쿠마를 함께 발행한 류현진 카드는 '아시아인 특집'이라는 시리즈로 발행됐다. 스스로는 근사한 마케팅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안다. 김광현과 야마구치가 함께 들어있는 카드를 사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극히 드물다는 것을 말이다.
오랜 기간 동안 이런 식으로 인종 차별적인 요소를 넣어왔지만 이슈가 된 적은 없었다. BTS니까 이슈가 되었고,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오타니에 전설적인 액션 배우 이소룡을 끼얹으니까 이슈가 되는 것이다.
이런 지적이 있어도 탑스와 파니니는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고 같은 행위를 반복할 것이다. 차라리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효과를 보려면 예전처럼 한국인들만 모아서 카드로 발행을 하는 게 좋을텐데 말이다.
김준업 칼럼니스트
그리고 반 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오늘 탑스가 발행한 카드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늘 새벽 탑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소룡의 모습을 한 오타니 쇼헤이 카드가 공개됐다. 이 카드는 유명 디자이너가 특정 선수를 소재로 제작한 <프로젝트70>으로 불리는 카드 중 하나이다. CES라는 디자이너가 제작한 이 카드는 탑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72시간 동안 한정 판매된다. 이 카드가 팬들로부터 지적 받고 있는 이유는 오타니와 이소룡은 같은 아시아인이지만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독자가 댓글에 "브루스리는 중국인이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그 아래에 다른 독자가 "이 카드는 정말 바보같아."라고 받아친다. 물론 언뜻 보기에는 그렇게 문제가 될만한 카드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인종차별로 보일 수 있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2020년 3월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한 후 미국 내 아시아계 사회는 굉장한 피해를 입었다. 마트에 들른 미국인들에게는 지금 눈앞에서 장을 보는 아시아계 사람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 중요하지 않았다. 미국인들에게 아시아 출신들은 모두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중국인으로 보였기에 내쫓거나 폭행을 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 미국에서 오래 터를 잡고 살아온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지금 막 발생한 바이러스를 퍼트린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오류이다. 그리고 둘째, 국적에 관계없이 외모가 비슷해 보이는 인종을 같은 국적 출신으로 한 데 묶어 판단하는 오류가 들어있다. 이를 우리는 인종차별이라 부른다.
탑스가 아시아계 선수들을 한 데 묶는 인종 차별적인 카드를 발행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류현진이 처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013년이었다. 탑스는 기존에 활약하고 있던 아시아계 투수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히사시를 함께 인쇄한 사인 카드를 발행했다.
류현진과 두 선수의 공통점은 아시아에서 온 투수라는 것 말고는 없다. 이런 식으로 탑스는 오랜 기간 동안 아시아에서 온 선수들을 동일하게 취급한 카드를 발행해왔다.
공교롭게도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탑스뿐만이 아니다. 탑스와 함께 세계 굴지의 카드 회사로 평가받는 파니니도 마찬가지이다.
파니니는 메이저리그 진출 시기가 같았던 김광현과 일본 출신 투수 야마구치를 한 데 묶어 발행했고, 일본 출신 야수 아키야마 쇼고와 대만 출신 야수 창 유쳉을 같은 카드에 넣었다.
카드 제작 회사들은 이것이 인종차별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다르빗슈와 이와쿠마를 함께 발행한 류현진 카드는 '아시아인 특집'이라는 시리즈로 발행됐다. 스스로는 근사한 마케팅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안다. 김광현과 야마구치가 함께 들어있는 카드를 사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극히 드물다는 것을 말이다.
오랜 기간 동안 이런 식으로 인종 차별적인 요소를 넣어왔지만 이슈가 된 적은 없었다. BTS니까 이슈가 되었고,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오타니에 전설적인 액션 배우 이소룡을 끼얹으니까 이슈가 되는 것이다.
이런 지적이 있어도 탑스와 파니니는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고 같은 행위를 반복할 것이다. 차라리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효과를 보려면 예전처럼 한국인들만 모아서 카드로 발행을 하는 게 좋을텐데 말이다.
김준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