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했던 '영웅 듀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8일(이하 한국 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오프 시즌 행보를 조명하며 이정후와 김하성의 이름을 언급했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가 밥 멜빈 감독을 새로 영입해 리툴링 작업을 시작했고, KBO리그 스타 이정후를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55억 원)의 계약을 맺으며 오프시즌 첫 대형 FA 영입을 성사시켰다. 여전히 채워야 할 구멍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워야 할 구멍이 많이 남아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쇼헤이가 이끄는 LA 다저스, 스타 플레이어들이 중심이 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상승세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24시즌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25세의 이정후와 계약함으로써 최고의 FA 선수 영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경쟁이 치열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로스터를 계속 보강해야한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일본인 스타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놓쳤지만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이마나가 쇼타, 맷 채프먼, 리스 호스킨스 등 다른 FA 자원에게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MLB.com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영입할 수 있는 자원으로 김하성을 지목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밀워키 브루어스의 코빈 번스와 윌리 아다메스,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딜런 시즈, 샌디에이고의 김하성 등 잠재적인 영입 자원이 있는 트레이드 시장을 살펴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유격수 포지션이 큰 약점이었다. 팀 유격수 타율(0.221)과 OPS(0.617)이 NL 15개 팀 중 14위에 머물렀고, 팬그래프닷컴의 WAR(fWAR)도 -0.5로 NL 14위를 기록했다. 부동의 주전 유격수였던 브랜든 크로포드가 지난해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겪으며 올해 1할대 타율(0.194)에 머물렀고, 데뷔 초반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던 케이시 슈미트 역시 신인의 한계를 드러내며 타율 0.206, OPS 0.579로 부진했다.

유격수 보강이 필요한 샌프란시스코 입장에서 김하성은 딱 맞는 카드다. 지난해 NL 유격수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렸던 김하성은 올해 NL 유틸리티 부문에서 황금 장갑을 거머쥐며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올 시즌 1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0.749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리드오프로 맹활약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지휘봉을 잡은 멜빈 감독은 앞서 2024시즌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만약 김하성이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한다면 멜빈 감독의 지휘 아래에서 이정후와 테이블세터로 호흡을 맞추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할지는 미지수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오프시즌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하는 등 적극적으로 몹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김하성은 높은 생산성에 비해 내년 연봉이 800만 달러(약 103억 원)로 그리 높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내년 3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월드 투어 행사인 '서울 시리즈'를 앞두고 김하성을 앞장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몸값 대비 성적도 좋고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개막전 홍보에도 꼭 필요한 김하성을 굳이 NL 서부지구 라이벌 팀인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스토브리그에서 트레이드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과연 2024시즌 김하성이 어떤 유니폼을 입고 개막을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뉴스1,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