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미쳤다' 역수출 신화 페디, 7이닝 4K 1실점 역투...불펜 방화로 시즌 5승 '불발'
입력 : 2024.06.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역수출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KBO리그 MVP 출신'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시즌 6번째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그러나 4전 5기에 도전했던 시즌 5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페디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눈부신 역투에도 불구하고 화이트삭스 불펜진의 방화로 페디는 선발승을 거두지 못했다.

어느덧 5경기째 무승이다. 지난 5월 15일까지 8경기서 4승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페디는 5월 21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6이닝 5실점)에서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았다. 이후 5월 2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6⅓이닝 무실점)은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6월에는 지난 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5이닝 4실점), 6일 시카고 컵스전(5이닝 3실점) 2경기 연속 주춤했다.

5번째 5승 도전에 나선 페디는 1회 뜬공 3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가져가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2회 1사후 미치 해니거에게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린 페디는 루크 레일리를 2루 땅볼, 타일러 로클리어를 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위기를 넘긴 페디는 3회 땅볼과 삼진 2개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4회는 1사 후 훌리오 로드리게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칼 롤리를 1루수 땅볼, 해니거를 중견수 뜬공으로 막았다. 5회 역시 삼진으로 1아웃을 잡은 뒤 로클리어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도미닉 캔존을 중견수 직선타, 라이언 블리스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페디의 호투가 이어지자 잠잠했던 화이트삭스 타선이 응답했다. 6회 초 화이트삭스는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의 투런포로 2-0 리드를 잡았다.



어깨가 가벼워진 페디의 투구는 거침이 없었다. 6회 말 페디는 J.P. 크로포드를 1구 만에 좌익수 뜬공, 조시 로하스와 로드리게스는 각각 2구 만에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1이닝을 정리하는 데 필요한 공은 단 5구였다.

7회 초 화이트삭스는 레닌 소사의 적시타로 3-0까지 격차를 벌렸다. 7회 말 선두타자 롤리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페디는 해니거에게 볼넷, 레일리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페디는 로클리어를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커터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화이트삭스는 8회 초 코리 절크스의 솔로포로 4-0까지 달아났다. 시즌 5승이 눈앞으로 다가온 페디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8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캔존에게 던진 초구 커터가 가운데 몰려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7회까지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2점대(2.99)까지 끌어내렸던 페디는 피홈런 한 방으로 다시 평균자책점이 3.10으로 올랐다.

무실점 행진이 깨진 페디는 마이클 코펙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코펙은 안타, 볼넷,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2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고비를 넘지 못하고 해니거에게 2타점 적시타, 레일리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줬다.

페디의 시즌 5승은 그렇게 날아갔다. 코펙은 몸에 맞는 볼로 다시 2사 만루 위기를 만들었고, 화이트삭스는 조던 레저를 투입해 겨우 4-4 동점에서 급한 불을 껐다. 8회를 막은 레저는 9회 말 1사 후 볼넷 2개와 안타로 만루 위기에 몰렸고, 결국 롤리에게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허용했다. 화이트삭스는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8로 역전패했다.



2014년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 유니폼을 입은 페디는 2017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 이후 2022년까지 6시즌 동안 102경기(선발 88경기)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이후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2023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 등의 특급 성적을 거두고 MVP까지 차지한 페디는 지난 겨울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207억 원)의 계약을 맺고 금의환향에 성공했다.

페디는 화이트삭스가 기대했던 것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당초 3선발 정도로 예상됐던 페디는 4승 1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14경기 중 절반인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페디는 빅리그 무대에서 또 한 명의 '역수출 신화' 주인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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