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인종차별적 발언' 벤탄쿠르를 용서했지만...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벤탄쿠르의 노력과 토트넘의 제재가 필요하다
입력 : 2024.06.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 차별 발언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벤탄쿠르 개인과 토트넘 홋스퍼의 대응이 중요해졌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의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인 말을 했다. 진행자가 벤탄쿠르에게 “네 유니폼이 이미 있으니 한국 선수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벤탄쿠르는 웃으며 “손흥민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둘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대답했다.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인종차별적 말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문을 남겼다. 벤탄쿠르는 “쏘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한다.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너를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거나 너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것이다. 사랑해 쏘니”라고 남겼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사과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아닌 ‘스토리’ 형태였다. ‘스토리’ 특성상 24시간이 지나면 게시물은 사라진다. 이로 인해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BBC’, ‘디 애슬레틱’ 등 유력 매체들이 앞다퉈 이 사건을 보도했다.





손흥민의 공식 입장은 20일 손흥민의 SNS를 통해 올라왔다. 손흥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롤로(벤탄쿠르의 애칭)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알고 있으며 사과했다. 벤탄쿠르가 의도적으로 뭔가 공격적인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형제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손흥민은 “이건 지나간 일이다. 우린 하나이며 프리 시즌에 다시 만나 팀에서 하나로 뭉쳐 싸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벤탄쿠르가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절친한 관계이기에 인종차별적 목적으로 이런 말을 했을 가능성은 적다. 이 발언은 인종차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 벤탄쿠르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손흥민과 아시아에서 토트넘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건 분명하다.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용서하면서 일단 사건은 마무리되는 분위기지만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벤탄쿠르가 이번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다. 벤탄쿠르가 손흥민에 대한 말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벤탄쿠르는 자신이 공적인 자리에서 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차별적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걸 이 사건으로 깨달아야 한다.

토트넘의 노력도 중요하다. 토트넘은 공식 채널을 통해 “벤탄쿠르의 인터뷰 영상과 선수의 공개 사과 이후 구단은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에 이르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성, 평등, 포용이라는 목표에 다라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교육이 포함된다”라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교육뿐만 아니라 벤탄쿠르에 대한 징계도 고려해봐야 한다. 손철우 양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논문 <형벌의 목적과 양형기준의 목적>에 따르면 형벌의 목적에 대한 이론 중 하나가 예방 이론은 대상에 따라 일반예방과 특수예방으로 나뉜다. 이 중 일반예방은 일반인에 대한 형벌위하 내지 규범의식의 강화를 수단으로 범죄 예방을 꾀하는 것이다.

징계는 징계를 받은 사람이 다시 같은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기능이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토트넘은 벤탄쿠르가 손흥민뿐만 아니라 다른 인종의 팬들에게도 인종차별적 말이나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해야 한다. 토트넘이 아시아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현실적인 방안은 이것뿐이다.

사진=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토트넘 홋스퍼/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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