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태권도 金'에도 웃지 못한 박태준…비매너 주장하는 현지 팬들 SNS 테러에 '몸살'
입력 : 2024.08.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박태준(20·경희대)이 예상치 못한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박태준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제33회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2016년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급 정상에 오른 오혜리 이후 무려 8년 만의 금메달로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다시 한번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박태준은 값진 금메달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경기 후 자신을 둘러싼 '비매너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마고메도프는 경기 초반 발목 부상을 입어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고, 박태준은 점수를 계속해서 확보하며 격차를 벌렸다. 문제의 장면은 2라운드에 나왔다. 13-1로 앞선 박태준은 승부에 쐐기를 박기 위해 맹공을 퍼부었고, 발차기에 허벅지를 맞은 마고메도프는 힘을 잃은 채 비틀거렸다. 박태준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마고메도프의 등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경기장 밖 매트에 쓰러진 마고메도프는 헤드기어를 풀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현장의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이미 힘들어하고 있는 마고메도프를 다소 거칠게 몰아붙였다고 여긴 것이다. 다만 심판의 별도 선언이 있기 전에는 공격을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 특히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올림픽 정신임을 생각하면 오히려 상대 부상 상태를 고려해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태권도가 추구하는 '예의'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박태준은 기권승 이후 세리머니를 최대한 자제하고 마고메도프를 신경 썼으며, 시상식에서도 직접 부축하는 모습으로 상대에 대한 '리스펙트'를 보여줬다. 당사자 역시 문제 요소가 전혀 없다고 느끼는 모양새인데 아제르바이잔 현지 팬들 의견은 180도 달랐다.



경기가 끝난 뒤 파리 올림픽 인스타그램에 박태준의 우승을 축하하는 게시물이 업로드되자 아제르바이잔 팬들이 비판 댓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선수는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 "넘어지고 있는 마고메도프를 찬 이유를 모르겠어", "무례한 발차기다. 거짓 승리" 등 부정적 여론이 주를 이뤘다. 이중 일부는 박태준 계정을 찾아가 비난하기도 했다.

박태준을 옹호하는 반대 진영 또한 가만 있지 않았다. "심판이 경기를 멈추지 않은 이상 계속 이어나가는 게 맞다. 감점을 유도하기 위한 박태준의 영리한 플레이", "부상자라고 배려하는 게 오히려 모욕", "마고메도프가 안타까운 건 사실이지만 문제는 전혀 없다" 등 반박 댓글도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다행히도 박태준과 마고메도프의 관계에는 별다른 이상기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준은 경기 후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마고메도프는) 평소 국제 대회에서 자주 본 선수"라며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마고메도프도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괜찮다'고 해 잘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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