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투+멀티 이닝' 김택연, 커지는 혹사 우려...13년 만에 고졸 신인 '60경기 등판' 눈앞
입력 : 2024.08.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0의 행진이 끝나자 간신히 억눌러 왔던 혹사 우려가 터지기 시작했다. 두산 베어스 김택연(19)이 8월 다섯 번째 멀티 이닝 등판에서 끝내기 피홈런으로 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김택연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 8회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9회 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KT에 4-5 패했다.

17일 9회 등판해 세이브를 추가했던 김택연은 하루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4-4로 팽팽한 8회 말 1사 1, 3루에서 KT 대타 강백호를 상대로 위기를 막기 위해 나섰다. 투입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최고 구속 150km/h의 패스트볼을 앞세워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김상수를 공 하나로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8회를 무사히 넘겼다.

김택연은 9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서면서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선두 타자 심우준을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1아웃을 잡아냈다. 그러나 1번타자 김민혁에게 일격을 허용했다. 몸쪽으로 붙인 5구째 148km/h 패스트볼이 통타당해 우익수 뒤 115m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됐다. 김택연은 7월 10일 KT전 이후 12경기 만에 무실점 행진을 마감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근 결과를 내면서도 우려가 공존했던 김택연 8회 투입이 이번엔 명확하게 실패로 끝나자 '혹사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은 8월 소속팀의 14경기 중 6경기에 등판했는데 이 중 5경기가 8회 등판이었다. 특히 18일 경기는 연투 상황인데도 8회 등판 후 9회까지 맡기면서 '혹사 문제'를 야기했다.

김택연을 향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올 시즌 두산은 10개 팀 중 유일하게 구원 이닝(500⅔이닝)이 500이닝을 넘길 정도로 불펜 과부하 문제가 심각한 팀이다. 그 여파로 전반기 1위(3.94)였던 불펜 평균자책점이 후반기 리그 9위(6.55)에 머물 정도로 흔들리고 있다.

선수 개개인으로 보면 전반기 두산은 20이닝 이상,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계투 자원이 7명이나 됐다. 김택연, 최지강, 홍건희, 김강률, 박정수, 이병헌, 이영하 등 옵션이 다양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마무리 김택연을 제외하면 모두 페이스가 떨어졌고, 그러다 보니 김택연을 조기에 투입하면서 빠르게 소모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두산이 119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김택연은 현재까지 51경기에 출전했다. 51경기는 KBO리그 역대 19세 시즌 투수 중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더군다나 김택연은 현재 144경기로 환산했을 때 무려 62경기 출전 페이스를 보이는 중이다.

김택연 나이에 60경기 이상 등판했던 선수는 2002년 이동현(78경기), 2011년 임찬규(65경기), 2007년 임태훈(64경기)까지 세 명뿐이다. 모두 당시에도 혹사에 대한 논쟁이 일었고, 이후 기나긴 시간을 부상 후유증으로 신음했던 선수들이다. 그 가운데 김택연은 임찬규 이후 13년 만에 고졸 신인 신분으로 '60경기 등판'을 앞두고 있다.

김택연은 이미 지난해 한 차례 '혹사 문제'를 겪은 적이 있다. 2023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 월드컵에 출전한 김택연은 1주일 동안 6경기 16이닝 5피안타 4볼넷 29탈삼진 2실점으로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무려 245개의 공을 던지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프로에서는 이닝 제한 등 관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현재까지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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