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상대 전적 우위도 '청주 불패'도 아무 소용 없었다. NC 다이노스가 연패를 끊지 못하고 결국 순위표 맨 아래로 추락했다.
NC는 20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서 9회 말 요나단 페라자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해 2-3으로 역전패했다.
9위가 바닥일 줄 알았는데 지하가 있었다.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이 11경기로 늘어난 NC(49승 2무 62패 승률 0.441)는 같은 날 KT 위즈를 꺾은 키움 히어로즈(51승 64패 승률 0.443)에 게임 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10위로 밀려났다. 3개월 전인 5월 22일까지만 해도 2위를 달리며 1위 KIA 타이거즈를 위협했던 NC는 정확히 90일 만에 순위표 가장 낮은 자리까지 내려왔다.
이날 경기는 그라운드 정비 작업으로 예정 시간보다 약 30분 늦게 시작됐다. 초반은 투수전 흐름이었다. 2회 초 권희동이 한화 선발 문동주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한화는 2회 말 1사 3루에서 이도윤의 1루 땅볼 때 황영묵의 과감한 홈 질주로 1점을 만회했다.
4회까지 이어지던 1-1의 균형은 5회 초 홈런 한 방으로 다시 균열이 생겼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주원이 문동주의 커브를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2-1의 리드를 잡은 5회 말 NC 선발 에릭 요키시는 2아웃을 잡은 뒤 채은성을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황영묵까지 내야안타로 내보내 2사 1, 2루에 위기에 몰렸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힘겨운 싸움을 펼친 요키시는 어느덧 투구 수가 109개에 달했고, NC는 김시훈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다.
홈런 2방에 웃었던 NC는 경기 후반 똑같이 홈런 2방에 울었다. 7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류진욱이 노시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해 2-2 동점이 됐다.
치열한 불펜 싸움에서 NC는 끝내 패했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김재열이 볼카운트 2-1에서 던진 4구째 포크볼이 한가운데 몰렸고, 이를 페라자가 놓치지 않았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페라자는 타구를 한참 바라봤다. NC는 결국 통한의 끝내기 홈런을 맞고 11연패의 수렁으로 빠졌다.
NC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7승 2무 1패, 통산 청주구장서 8전 8승의 압도적 우세를 자랑했지만, 연패의 어두운 기운이 모든 희망을 무너뜨렸다.
NC는 시즌 초반 1위 KIA 타이거즈의 뒤를 바짝 쫓으며 선두권 다툼을 벌였다. 정규시즌의 33%를 소화한 5월 22일까지 48경기서 27승 1무 20패(승률 0.574)를 기록하며 KIA를 2경기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내리막을 걷더니, 결국 전반기를 6위로 마감했다.
5위 SSG 랜더스와 게임 차 없이 승률에서 밀린 6위였기에 NC는 가을야구 희망을 안고 후반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후반기 9승 21패(승률 0.300)의 믿을 수 없는 부진을 겪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한 타선의 핵 손아섭과 박건우는 복귀 시점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감기 몸살 증세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카일 하트는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등판 일정이 밀리면서 복귀 시점도 늦춰졌다. 이대로라면 NC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정규시즌 최하위의 굴욕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사진=뉴스1, 뉴시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