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울산] 배웅기 기자= 울산 HD 김판곤 감독은 이제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본다.
울산은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홈경기에서 루빅손과 주민규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K리그 역사상 네 번째 3연패(2022·2023·2024) 위업을 달성했고, 김판곤 감독은 울산 선수 출신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 우승 메달을 목에 거는 겹경사를 맞았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 7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 뒤를 이어 울산에 부임했다. 당시 울산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한때 패배를 거듭하며 4위까지 처진 울산은 김판곤 감독이 부임하며 다시금 절치부심했다. 11경기 9승 2무 1패를 기록했고, 단 8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수비를 단단히 조였다.
결국 우승 트로피로 보답받았지만 김판곤 감독에게도 마음고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판곤 감독은 "최근 한 달 '내가 무슨 선택을 한 걸까. 왜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했을까' 하며 후회한 적도 있다"며 허심탄회하게 고백했다.
▲ 이하 김판곤 감독 기자회견 전문.
- 우승 축하드린다. 소감 한 말씀.
좋은 경기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경험 많은 선수들인 만큼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 울산 선수 출신 감독으로서는 최초로 우승한 지도자가 됐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영광스럽다. 제가 26년간 지도자 생활을 했지만 시작은 지하 10층부터였다. 26년 동안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는데 울산에서 불러주셨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 이렇게 선수들과 (우승)할 수 있는 것이 영광스럽다.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3연속 우승을 바라보는 팀이다 보니 부담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결국 극복했고, 도와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진에 고맙다.
-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 지난 몇 개월을 되돌아본다면.
소방수 역할도 많이 해봤고,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도 경기를 빠르게 준비해야 하는 케이스가 많았던지라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울산에) 왔다. 처음에는 기대가 되고, 자신감도 넘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위를 뒤집고 선두를 유지하는 것 역시 상당히 힘들었다. 참 어려운 경험을 한 것 같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한 달은 '내가 무슨 선택을 한 걸까. 왜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했을까' 하며 후회한 적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싸워서 이겨내야 했고, 선수들이 늘 감독의 말을 신뢰하며 따라준 덕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 국가대표팀 감독을 주로 맡아 온 입장에서 어떤 게 가장 힘들었는지.
대표팀 감독직은 정말 매력적이고, 제가 사랑하는 자리다. 대표팀의 경우 면밀히 준비해서 경기를 치르면 충분히 회복하고, 휴식할 시간이 있다. 그런데 여기 와보니 일의 양이 너무 많았다. 아침에 출근하면 13시간 이상 일했다. 코치들 역시 힘들었을 것이다. 매주 경기하면서 ACLE(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ACLE 성적이 좋지 않아 팬분들이 많이 실망하셨을 텐데 이런 것이 가장 힘들지 않았나 싶다.
- 선수단을 지도하며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궁금하다.
제가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은 없다. 처음 와보니 전임 감독님께서 팀을 잘 만들어놓으셨더라. 선수들이 성품이 좋았고,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없었다. 왔을 때부터 안정적이었고, 손댈 부분이 많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어찌 됐든 제 색깔로 가야겠다고 결단을 내리는 과정이 힘들었다. 선수들 또한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접근 방식이 달랐을 텐데 시간이 지나면서 콘셉트가 명확해졌고, 저도 흥미를 느꼈다. 선수들이 "재밌어요"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좋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
- 우승에 기여해 특히 고마운 선수가 있는지.
특히 잘한 선수는 많다. 골키퍼는 골키퍼대로, 주장은 주장대로, 노장은 노장대로, 공격수는 공격수대로 역할을 잘했다. 모두가 잘해줬기 때문에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모두에게 고맙다.
- K리그1 챔피언으로서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출전하게 됐다.
클럽 월드컵이 저에게 큰 동기부여였다.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ACLE를 치르면서 느낀 점은 외국인 선수 쿼터 차이 등 여러 측면에서 다른 리그에 비해 준비가 덜됐다는 것이다. 구단 입장에서도 클럽 월드컵에 참가할 만한 전력이 될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나간다는 것에 들떠있기보다 준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내년 겨울에 전력을 어떻게 갖추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 울산을 둘러싼 '노쇠화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구단에서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는 점은 각자 역할이 있고, 노쇠화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90분 내내 언제든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 실점률도 가장 적다. 저희가 평균 11km 정도 뛴다. K리그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체력을 자랑하는 편이다. 연령보다는 각자 생각이나 직업정신이 뚜렷하고, 뜨거운 열정이 더욱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은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홈경기에서 루빅손과 주민규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K리그 역사상 네 번째 3연패(2022·2023·2024) 위업을 달성했고, 김판곤 감독은 울산 선수 출신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 우승 메달을 목에 거는 겹경사를 맞았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 7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 뒤를 이어 울산에 부임했다. 당시 울산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한때 패배를 거듭하며 4위까지 처진 울산은 김판곤 감독이 부임하며 다시금 절치부심했다. 11경기 9승 2무 1패를 기록했고, 단 8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수비를 단단히 조였다.
결국 우승 트로피로 보답받았지만 김판곤 감독에게도 마음고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판곤 감독은 "최근 한 달 '내가 무슨 선택을 한 걸까. 왜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했을까' 하며 후회한 적도 있다"며 허심탄회하게 고백했다.
▲ 이하 김판곤 감독 기자회견 전문.
- 우승 축하드린다. 소감 한 말씀.
좋은 경기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경험 많은 선수들인 만큼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 울산 선수 출신 감독으로서는 최초로 우승한 지도자가 됐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영광스럽다. 제가 26년간 지도자 생활을 했지만 시작은 지하 10층부터였다. 26년 동안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는데 울산에서 불러주셨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 이렇게 선수들과 (우승)할 수 있는 것이 영광스럽다.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3연속 우승을 바라보는 팀이다 보니 부담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결국 극복했고, 도와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진에 고맙다.
-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 지난 몇 개월을 되돌아본다면.
소방수 역할도 많이 해봤고,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도 경기를 빠르게 준비해야 하는 케이스가 많았던지라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울산에) 왔다. 처음에는 기대가 되고, 자신감도 넘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위를 뒤집고 선두를 유지하는 것 역시 상당히 힘들었다. 참 어려운 경험을 한 것 같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한 달은 '내가 무슨 선택을 한 걸까. 왜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했을까' 하며 후회한 적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싸워서 이겨내야 했고, 선수들이 늘 감독의 말을 신뢰하며 따라준 덕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 국가대표팀 감독을 주로 맡아 온 입장에서 어떤 게 가장 힘들었는지.
대표팀 감독직은 정말 매력적이고, 제가 사랑하는 자리다. 대표팀의 경우 면밀히 준비해서 경기를 치르면 충분히 회복하고, 휴식할 시간이 있다. 그런데 여기 와보니 일의 양이 너무 많았다. 아침에 출근하면 13시간 이상 일했다. 코치들 역시 힘들었을 것이다. 매주 경기하면서 ACLE(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ACLE 성적이 좋지 않아 팬분들이 많이 실망하셨을 텐데 이런 것이 가장 힘들지 않았나 싶다.
- 선수단을 지도하며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궁금하다.
제가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은 없다. 처음 와보니 전임 감독님께서 팀을 잘 만들어놓으셨더라. 선수들이 성품이 좋았고,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없었다. 왔을 때부터 안정적이었고, 손댈 부분이 많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어찌 됐든 제 색깔로 가야겠다고 결단을 내리는 과정이 힘들었다. 선수들 또한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접근 방식이 달랐을 텐데 시간이 지나면서 콘셉트가 명확해졌고, 저도 흥미를 느꼈다. 선수들이 "재밌어요"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좋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
- 우승에 기여해 특히 고마운 선수가 있는지.
특히 잘한 선수는 많다. 골키퍼는 골키퍼대로, 주장은 주장대로, 노장은 노장대로, 공격수는 공격수대로 역할을 잘했다. 모두가 잘해줬기 때문에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모두에게 고맙다.
- K리그1 챔피언으로서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출전하게 됐다.
클럽 월드컵이 저에게 큰 동기부여였다.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ACLE를 치르면서 느낀 점은 외국인 선수 쿼터 차이 등 여러 측면에서 다른 리그에 비해 준비가 덜됐다는 것이다. 구단 입장에서도 클럽 월드컵에 참가할 만한 전력이 될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나간다는 것에 들떠있기보다 준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내년 겨울에 전력을 어떻게 갖추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 울산을 둘러싼 '노쇠화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구단에서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는 점은 각자 역할이 있고, 노쇠화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90분 내내 언제든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 실점률도 가장 적다. 저희가 평균 11km 정도 뛴다. K리그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체력을 자랑하는 편이다. 연령보다는 각자 생각이나 직업정신이 뚜렷하고, 뜨거운 열정이 더욱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