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어쩌면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조별리그부터 최강의 선발투수들을 연이어 상대할 위기에 놓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하 한국)은 13일부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B조에 편성된 한국은 대만과 첫 경기를 치른 뒤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 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대로 맞붙는다.
대만의 선발은 좌완 린위민이 유력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조별 예선서 린위민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막혀 0-4 패배의 쓴맛을 봤다. 결승전에서는 문동주의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앞세워 5이닝 2실점을 기록한 린위민에게 설욕(2-0 한국 승)했지만, 2경기 모두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프리미어12 예선은 대만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은 대만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린위민을 상대해야 한다.
대만을 넘으면 산 넘어 산이 기다리고 있다. 쿠바와 일본이 각각 팀 내 최고의 에이스 카드를 한국전에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쿠바 야구 소식을 전하는 '페로타 쿠바나'의 미겔 로드리게스 에르난데스는 일본의 오보시 유키를 인용해 "좌완 리반 모이넬로가 한국전 선발로 나선다. 도미니카 공화국전은 요에니 예라가 등판한다"라고 밝혔다.
'쿠바 특급' 모이넬로는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특급 좌완이다. 2017년 소프트뱅크에서 데뷔해 올해까지 통산 331경기 30승 14패 135홀드 40세이브 평균자책점 1.92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까지 불펜으로 활약했던 모이넬로는 올 시즌 선발투수로 전향해 25경기 11승 5패 평균자책점 1.88의 성적을 기록하며 소프트뱅크의 정규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평균자책점은 퍼시픽리그에서 유일하게 1점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일본전에서는 또 다른 NPB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주인공은 다카하시 히로토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9일 체코와 평가전에 선발로 등판한 다카하시가 5일 휴식 후 한국전 선발로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체는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1.36으로 최우수 방어율 타이틀을 획득한 다카하시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일본 대표팀의 일원으로 우승을 경험했다. 그는 한국전에 등판해 마지막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WBC 한일전에서 한국은 4-13으로 9점 차 충격패를 당했다. 당시 다카하시는 9회 초 일본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박건우를 삼진, 강백호와 양의지를 땅볼로 처리했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한 다카하시는 2022년 NPB 무대에 데뷔해 2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2022년 6승 7패 평균자책점 2.47 / 2023년 7승 11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유망주로 떠올랐다. 데뷔 3년 차인 올 시즌 잠재력이 만개한 다카하시는 NPB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며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주목하는 NPB 최고의 투수로 도약했다.
9일 체코전에 등판한 사이키 히로토 역시 잠재적인 후보다. 한신 타이거즈의 에이스인 사이키는 올 시즌 25경기 13승 3패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했다. 다카하시(1.38)와 스가노 토모유키(1.67)에 이어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3위, 다승 부문에서는 스가노(15승)에 이어 리그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체코와 평가전에서는 3이닝 7탈삼진 퍼펙트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카하시와 사이키, 두 투수 중 누가 등판하더라도 한국은 쿠바전 모이넬로에 이어 이틀 연속 NPB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특급 에이스를 상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OSEN, 뉴스1,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