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폭탄 처리반 좌완 파이어볼러'' 대만 매체 주목한 곽도규, 프리미어12 무대서 'KS 미스터제로' 강심장 뽐낼까
입력 : 2024.11.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미스터 제로'의 위용을 뽐냈던 곽도규(20)가 첫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국제무대에서도 강심장 면모를 뽐낼 수 있을까.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하 한국)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서 대만과 맞붙는다. 한국은 대만을 시작으로 쿠바(14일), 일본(15일), 도미니카 공화국(16일), 호주(18일)와 차례대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B조에서 상위 2위 안에 들면 21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대만 야후스포츠'는 지난 9일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주목할 한국 선수들을 언급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매체가 "한국 야구 유망주 5명을 소개한다"라며 집중 조명한 선수는 김택연, 김도영, 김서현, 윤동희, 그리고 곽도규였다.

매체는 "곽도규는 고교 시절 다른 동기들에 비해 탈삼진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구속과 체격 조건은 평범했다.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로 지명받기 위해 투구 스타일을 왼손 사이드암으로 바꾼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5라운드 전체 42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됐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2024년 첫 풀타임 시즌 71경기 55⅔이닝을 던져 4승 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투수들의 부상이 잇따른 가운데 전력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팀이 승리를 거둔 4경기에 모두 등판해 2승을 거뒀고, 4이닝 2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라고 곽도규의 올 시즌 활약을 조명했다.



공주고를 졸업하고 2023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42순위로 KIA에 입단한 곽도규는 데뷔 첫해(2023년) 1군서 1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8.49의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152km/h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점은 매력적이었으나 11⅔이닝 동안 14탈삼진 12사사구(10볼넷, 몸에 맞는 볼 2개)를 기록할 정도로 제구력이 불안했다.

KIA는 지난해 정규시즌을 마친 뒤 곽도규를 호주 프로야구리그(ABL) 캔버라 캐벌리로 파견했다. 이어 12월에는 미국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로 보내 맞춤형 프로그램을 소화하게 했다. KIA 구단은 곽도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육성이 심혈을 기울였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곽도규는 2년 차를 맞은 올 시즌 KIA의 핵심 좌완 불펜으로 급성장했다. 9이닝당 탈삼진(2023년 10.80개, 2024년 10.35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9이닝당 볼넷은 7.71개에서 5.50개로 감소하는 등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됐다. 종종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는 경우에도 한 번에 무너지는 일이 드물었다. 5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가운데 3번째로 낮은 피안타율(0.207, 1위 SSG 랜더스 조병현 0.197 / 2위 한화 이글스 주현상 0.206)과 2번째로 낮은 장타율(0.298, 1위 두산 베어스 김택연)을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구위를 앞세워 타자를 눌렀다.

한국시리즈는 곽도규는 KIA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불펜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첫 가을야구 무대가 한국시리즈였음에도 긴장하는 기색 없이 '팀 홈런 1위'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상대로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강심장' 면모를 뽐낸 곽도규는 모자를 옆으로 돌려쓰거나 단추를 풀고 이의리의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셔츠를 보여주는 등 과감한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데뷔 2년 차에 잠재력을 터뜨리며 KIA의 우승에 힘을 보탠 곽도규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되는 기쁨도 누렸다. 최종 엔트리 28명 가운데 투수는 총 14명이며, 그중에서 왼손 투수는 곽도규와 최지민(이상 KIA), 최승용(두산 베어스)까지 3명뿐이다. 선발 자원인 최승용을 제외하면 좌완 불펜 곽도규와 최지민 2명이 경기 중반 상대 좌타자를 봉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대만 야후스포츠'는 곽도규의 '좌타자 킬러' 능력에 주목했다. 매체는 "곽도규는 최고 구속 152km/h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배합으로 많은 삼진을 잡아냈고, 좌투수로서 좌타자를 잘 공략한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올 시즌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182를 기록했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좌타자에 비해 높긴 하지만 피안타율이 0.421에 불과해 한국 불펜에서 폭탄 처리반 역할을 맡을 강력한 왼손 투수로 꼽힌다"라고 경계했다.



한국시리즈 직후 대표팀에 합류한 곽도규는 지난 1일과 2일 쿠바 대표팀과 평가전에서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6일 상무와 평가전에서 1이닝 1탈삼진 삼자범퇴로 컨디션을 점검한 곽도규는 11일 대만 프로야구(CPBL) 웨이취안 드래곤즈와 연습경기서 ⅓이닝(무실점)을 소화하며 컨디션 점검을 마쳤다. 13일 첫 경기에 한국 선발투수는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다. 대만이 왼손 타자를 라인업에 많이 배치할 경우 경기 중반 곽도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과연 프리미어12 무대에서도 곽도규가 '한국시리즈 미스터 제로'의 강심장 본능을 발휘해 '국제용 투수'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