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포:쿠웨이트⑫] 쿠웨이트의 중심에서 ''아이 러브 살라''를 외치다
입력 : 2024.11.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쿠웨이트(쿠웨이트시티)] 배웅기 기자= '현장스포'란 '현장르포'와 '스포탈코리아'를 결합한 단어로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의 해외 원정기를 생생하게 담아내는 코너다. 이번에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진출의 당락을 결정 지을 쿠웨이트, 팔레스타인 2연전을 함께하며 현지 동향과 훈련 및 경기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편집자 주>

"모 살라, 모 살라!"

대표팀의 중동 2연전 취재 차 처음 방문한 쿠웨이트에서는 다소 반가운 이름을 여러 번 들어볼 수 있었다. 쿠웨이트는 인구의 약 70% 이상이 외국인 근로자로 이뤄져 있으며, 대부분 아랍권 혹은 남아시아 출신이다. 실제로 취재진이 쿠웨이트에 머무른 약 5일 동안 현지인과 대화해 본 것은 단 한 번에 불과할 정도다. "Where are you from?" 하고 물으면 태반이 다른 국가 이름을 답했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국가는 이집트였다. 2일 차 훈련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택시에서 이집트 출신의 기사를 만났다. 자신을 이집트 출신이라고 소개한 그는 "Only Arabic"이라며 영어를 할 줄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모하메드 살라(32·리버풀)의 이름을 넌지시 언급하자 영어로 술술 말하기 시작했다. 기사 역시 멋쩍었는지 실소를 터뜨렸다.


3일 차인 13일(이하 한국시간)에는 쿠웨이트시티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한국과 쿠웨이트의 공식 기자회견 및 공개 훈련이 예정돼있었다. 기자회견이 끝난 시각은 대략 오후 7시로 훈련까지는 약 4시간이 남은 상황이었다. 경기장과 취재진 숙소가 밀집한 살미야 지역의 이동 시간이 약 40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경기장 인근에서 대기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피자와 파스타를 전문으로 하는 한 식당에 방문해 점심 식사를 하고, 계산을 기다리며 한 직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대뜸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묻더니 "내가 생각하기에 한국이 10-0으로 이길 것이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있지 않은가"라며 크게 웃었다.

출신을 묻는 질문에는 이집트라고 대답하더니 취재진과 동시에 "모 살라"를 외쳤다. 그는 "한국에 손흥민이 있다면 이집트에는 살라가 있다. 아이 러브 살라(I Love Salah)"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아이 러브 살라, 투(too)" 하며 화답하니 아이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뜻밖의 살라 신드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취재가 끝나고 늦은 식사를 위해 숙소 옆 서브웨이 살미야점을 방문했다. 매니저로 보이는 앳된 청년 역시 이집트 출신이었는데 축구 이야기가 나오자 조건반사적으로 "모 살라"를 내뱉었다. 왜 살라가 파라오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저녁 식사를 해결하고자 해당 매장을 3일 연속 들렸고, 어느덧 이집트 출신의 매니저와는 절친(?)이 됐다. 쿠웨이트를 떠나는 날이라면 왠지 모르게 그의 "Hello, my friend" 하던 인사말이 그리워질 것 같다. 취재진은 오는 19일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 중립 경기 취재를 위해 17일 결전지 요르단 암만으로 이동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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