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KBO리그와 메이저리그(MLB)에서 한미 통산 186승을 거둔 살아있는 전설 '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MVP'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타격 능력을 극찬했다.
류현진은 1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에 출연해 김도영을 직접 상대해 본 느낌을 이야기했다. 이대호가 "김도영에게 홈런을 맞고 타격 분석하던데"라고 말하자 류현진은 "홈런을 맞은 건 광주에서 맞았고 더그아웃에서 그런 것(타격 분석)은 대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11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2024시즌 KBO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은 2022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3년 차를 맞은 김도영과 올해 처음 만났다. 3월 시범경기서 2타수 1안타로 맛보기를 한 두 사람은 6월 21일 정규리그 경기서 공식 첫 맞대결을 펼쳤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당시 개막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6월 3경기 평균자책점 '0'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다. 김도영 역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며 대망의 20-20클럽 가입에 홈런 1개만을 남겨둔 상황(19홈런-22도루)이었다.
1회 첫 타석에서 3구 만에 삼진으로 물러난 김도영은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류현진의 3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대형 솔로포를 터뜨렸다. 김도영의 20홈런-20도루 기록의 제물로 '류현진'의 이름이 박제되는 순간이었다.
약 한 달 뒤 류현진은 대전서 열린 KIA와의 경기 때 더그아웃에서 김도영의 타격 자세를 따라 하며 주변 동료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류현진은 김도영에 대해 "자기 포인트에 놓고 치는 것 같다. 그냥 다 맞는다. 준비 자세부터 칠 때나 안 칠 때나 딱 타이밍이 맞는 게 '이야~잘 친다. 진짜 잘 친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조금 (컨디션이) 안 좋고 그러면 한 번씩 어긋나는데 어긋날 때도 좋은 타구를 보낸다"라고 감탄했다. KBO리그서 218경기 108승, MLB서 186경기 78승을 기록하는 동안 수많은 타자를 상대해 본 베테랑 류현진이 김도영의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김도영은 류현진이 언급한 대로 올 시즌 기복 없는 타격감을 뽐냈다. 3~4월 타율 0.338로 시작해 단 한 번도 월간 타율이 3할대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무더위가 절정에 달했던 8월 가장 낮았던 월간 타율이 0.310이었다. 7월에는 월간 타율 4할대(0.407)로 방망이가 더욱 불타올랐다.
올 시즌 김도영은 141경기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 1.067의 눈부신 성적으로 리그 MVP에 등극했다. 지난 13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생애 첫 황금장갑(3루수 부문)을 품에 안았다. 이외에도 각종 시상식에서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은 김도영이 모두 휩쓸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도영은 결코 나태해지지 않았다. 그는 골든글러브 수상 소감에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내년 시즌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 올 한 해 좋았던 부분에 절대 안주하지 않고 올해 받은 트로피들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2025년을 향한 다짐을 밝혔다. 한국 최고의 투수 류현진의 극찬을 받은 김도영이 4년 차에 또 어떤 놀라운 활약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가 된다.
사진=뉴스1, OSEN,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