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무조건 뜯어말릴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11년 동안 뛰고 KBO리그로 돌아온 '괴물' 류현진(37)이 후배들에게 뼈 있는 조언을 남겼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 무대에 도전하기보다 한국에서 프로 경험을 쌓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다.
류현진은 1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에 출연해 "(한국 선수의 미국 진출에 대해)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빨리 갔으면 좋겠다"라고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권장했다.
그러면서도 고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미국으로 직행하는 것이 대해서는 반대했다. 이대호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가는 게 좋냐? (한국에서) 프로로 조금 뛰고 잘돼서..."라고 묻자,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류현진은 "나는 무조건 프로(를 거쳐야 한다)"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류현진의 대답에 이대호는 "나도 그렇다. (프로에서) 조금 더 여물고 (미국에)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요즘 오타니(쇼헤이)도 그렇고 일본 선수들도 (자국)프로에 갔다가 대우받고 (메이저리그에) 가니까 그게 더 좋을 것 같다"라고 동의했다.
이에 류현진은 "본인들이 느낄 수도 있겠지만 (마이너리그) 루키리그부터 쉽지 않다. 19살이면 어차피 몸도 조금 덜 만들어진 상태다. 그런데 거기(미국)에 나가서 혼자 생활하려고 도전한다는 선수가 내 주위에 있으면 나는 진짜 무조건 뜯어말릴 것 같다"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6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은 류현진은 2012년까지 7시즌 동안 190경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기록하며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한국에서 쌓은 커리어와 국제 대회 실적을 인정받은 류현진은 2012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 직행에 성공한 류현진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다저스에서 126경기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의 뛰어난 성적을 거둔 뒤 FA 자격을 획득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약 1,150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린 그는 토론토에서 4시즌 동안 60경기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의 성적을 기록하고 다시 FA가 됐다. 메이저리그 11년 통산 186경기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고 국내 복귀를 선언한 류현진은 친정팀 한화로 돌아와 올 시즌 28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직행해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남긴 선수는 사실상 추신수뿐이다. 4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고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빅리그 무대를 밟은 추신수는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 OPS 0.824,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등의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추신수는 비교적 빠르게 마이너리그 경쟁을 뚫고 데뷔한 편이다. 마이너리그에서 6년을 보내고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룬 최지만은 2019년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19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며 주목받기도 했으나 확실하게 주전 입지를 확보했던 시즌은 그리 많지 않다. 박효준, 배지환 등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
투수 쪽에서는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등 KBO리그를 거치지는 않고도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고교 졸업 후 미국 직행이 아닌 일단 대학교에 진학해 성인이 된 이후 건너갔다는 차이점이 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프로선수 생활을)하고 요즘 선수들처럼 포스팅으로 나가라고 말하고 싶다. (포스팅 자격을 얻을 시기에) 그만한 실력이 있으면 나가라고 말을 해주고 싶다. 나는 (졸업 후 미국 직행) 진짜 반대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대호도 "요즘에는 포스팅으로 (미국에) 나가도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 때만 해도 8~9년을 뛰고 나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충분히 (프로에서 뛰고) 나갈 수 있으니까 조금 더 경험을 하고 더 좋은 커리어를 쌓아서 나가면 대우도 받고 구단에서도 더 인정을 해준다"라고 말했다. 이에 류현진은 "(요즘은) 26살이면 (해외로) 나갈 수 있다. (좋은 예로) 이정후가 있다"라고 동의했다.
류현진이 언급한 것처럼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 사례를 보면 KBO리그에서 7시즌을 보내고 26세에 빅리거 꿈을 이루는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다. 1995년생인 김하성은 2014년 KBO리그에 데뷔해 2020년까지 7년을 뛰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2,800만 달러(약 406억 원)의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류현진이 예로 든 이정후도 2017년 프로에 데뷔해 한국에서 7시즌을 보내며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뒤 지난해 12월 포스팅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무려 1억 1,300만 달러(약 1,638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신체적으로 프로 수준에 맞는 몸을 만들고 경험을 통해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진 뒤 미국에 진출하면 적응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는 고교 선수들도 먼저 KBO리그서 프로 무대를 경험한 뒤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하는 꿈을 그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사진=OSEN, 게티이미지코리아
메이저리그에서 11년 동안 뛰고 KBO리그로 돌아온 '괴물' 류현진(37)이 후배들에게 뼈 있는 조언을 남겼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 무대에 도전하기보다 한국에서 프로 경험을 쌓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다.
류현진은 1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에 출연해 "(한국 선수의 미국 진출에 대해)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빨리 갔으면 좋겠다"라고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권장했다.
그러면서도 고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미국으로 직행하는 것이 대해서는 반대했다. 이대호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가는 게 좋냐? (한국에서) 프로로 조금 뛰고 잘돼서..."라고 묻자,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류현진은 "나는 무조건 프로(를 거쳐야 한다)"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류현진의 대답에 이대호는 "나도 그렇다. (프로에서) 조금 더 여물고 (미국에)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요즘 오타니(쇼헤이)도 그렇고 일본 선수들도 (자국)프로에 갔다가 대우받고 (메이저리그에) 가니까 그게 더 좋을 것 같다"라고 동의했다.
이에 류현진은 "본인들이 느낄 수도 있겠지만 (마이너리그) 루키리그부터 쉽지 않다. 19살이면 어차피 몸도 조금 덜 만들어진 상태다. 그런데 거기(미국)에 나가서 혼자 생활하려고 도전한다는 선수가 내 주위에 있으면 나는 진짜 무조건 뜯어말릴 것 같다"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6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은 류현진은 2012년까지 7시즌 동안 190경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기록하며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한국에서 쌓은 커리어와 국제 대회 실적을 인정받은 류현진은 2012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 직행에 성공한 류현진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다저스에서 126경기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의 뛰어난 성적을 거둔 뒤 FA 자격을 획득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약 1,150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린 그는 토론토에서 4시즌 동안 60경기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의 성적을 기록하고 다시 FA가 됐다. 메이저리그 11년 통산 186경기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고 국내 복귀를 선언한 류현진은 친정팀 한화로 돌아와 올 시즌 28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직행해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남긴 선수는 사실상 추신수뿐이다. 4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고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빅리그 무대를 밟은 추신수는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 OPS 0.824,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등의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추신수는 비교적 빠르게 마이너리그 경쟁을 뚫고 데뷔한 편이다. 마이너리그에서 6년을 보내고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룬 최지만은 2019년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19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며 주목받기도 했으나 확실하게 주전 입지를 확보했던 시즌은 그리 많지 않다. 박효준, 배지환 등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
투수 쪽에서는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등 KBO리그를 거치지는 않고도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고교 졸업 후 미국 직행이 아닌 일단 대학교에 진학해 성인이 된 이후 건너갔다는 차이점이 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프로선수 생활을)하고 요즘 선수들처럼 포스팅으로 나가라고 말하고 싶다. (포스팅 자격을 얻을 시기에) 그만한 실력이 있으면 나가라고 말을 해주고 싶다. 나는 (졸업 후 미국 직행) 진짜 반대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대호도 "요즘에는 포스팅으로 (미국에) 나가도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 때만 해도 8~9년을 뛰고 나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충분히 (프로에서 뛰고) 나갈 수 있으니까 조금 더 경험을 하고 더 좋은 커리어를 쌓아서 나가면 대우도 받고 구단에서도 더 인정을 해준다"라고 말했다. 이에 류현진은 "(요즘은) 26살이면 (해외로) 나갈 수 있다. (좋은 예로) 이정후가 있다"라고 동의했다.
류현진이 언급한 것처럼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 사례를 보면 KBO리그에서 7시즌을 보내고 26세에 빅리거 꿈을 이루는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다. 1995년생인 김하성은 2014년 KBO리그에 데뷔해 2020년까지 7년을 뛰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2,800만 달러(약 406억 원)의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류현진이 예로 든 이정후도 2017년 프로에 데뷔해 한국에서 7시즌을 보내며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뒤 지난해 12월 포스팅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무려 1억 1,300만 달러(약 1,638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신체적으로 프로 수준에 맞는 몸을 만들고 경험을 통해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진 뒤 미국에 진출하면 적응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는 고교 선수들도 먼저 KBO리그서 프로 무대를 경험한 뒤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하는 꿈을 그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사진=OSEN,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