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FA 3수 끝에 NC 다이노스서 방출 칼바람을 맞았던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31)이 약 3달 만에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왕조의 후예'는 과거의 영광 그 이상을 바라본다.
경남고 출신의 심창민은 2011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큰 기대를 받으며 삼성에 입단했다. 사이드암 투수로 볼 끝이 지저분한 '뱀직구'를 던져 '제2의 임창용'으로 주목받은 심창민은 2012년 1군에 데뷔해 37경기 2승 2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83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오승환, 안지만, 정현욱, 권혁, 권오준 등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심창민은 그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돼 2경기(1이닝 무실점) 2홀드를 기록하며 삼성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심창민은 2013년 50경기 1승 1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68로 2년 차 징크스 없이 활약을 이어갔다.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3이닝 비자책) 1승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2014년은 정규시즌 52경기 5승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6.81로 다소 주춤했지만, 한국시리즈 3경기(2⅔이닝)서 무실점 위력투를 펼치며 또 한 번 우승에 기여했다. 삼성 철벽 불펜에서 필승조로 활약한 심창민은 불과 1군 데뷔 3년 만에 3번의 통합우승을 경험했다.

2015년 삼성이 한국시리즈서 두산에 패하며 왕조는 막을 내렸지만 심창민은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16년에는 마무리를 맡아 2승 6패 25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97로 뒷문을 지켰다. 2017년에는 다시 중간으로 보직을 옮겨 한 시즌 커리어 최다인 16홀드(4승 4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4.18)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마무리로 돌아가 17세이브(5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4.07)를 수확하기도 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시즌 연속 50경기 이상 출전하며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활약한 심창민은 2015년 WBSC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등 찬란한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2018시즌 마치고 상무에서 병역의무를 해결하고 돌아온 뒤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년 8월 전역 후 삼성에 합류한 심창민은 1군서 23경기 2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7.52로 고전했다. 2021년에는 59경기서 16홀드(3승 2패)를 수확했으나 평균자책점 5.08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1⅓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펼쳤는데 결국 이 경기가 삼성에서의 마지막 투구가 되고 말았다.

심창민은 2021년 12월 2대1 트레이드(심창민, 김응민↔김태군)를 통해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적 후에도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2022년 11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14.21(6⅓이닝 10자책)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설상가상 팔꿈치 통증으로 6월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던 심창민은 재수를 택했다.
2023년 역시 반등은 없었다. 5월까지 5경기 1패 평균자책점 2.70(3⅓이닝 1자책)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둔 뒤 2군으로 내려간 심창민은 다시 1군에 복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심창민은 FA 삼수를 결정했으나 2024년은 아예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못했다. 퓨처스리그 성적도 21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8.84로 매우 좋지 않았다. 결국 그는 3시즌 16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10.24(9⅔이닝 11자책)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지난 9월 29일 NC에서 방출 쓴맛을 봤다.

갈 곳을 잃은 심창민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불펜 보강이 필요한 LG였다. 지난해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LG는 올해 고우석(미국 진출), 이정용(상무 입대) 등이 이탈한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결국 3위에 머물렀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자 LG는 FA 장현식을 4년 52억 원 전액 보장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영입하며 불펜을 보강했다. 그러나 함덕주와 유영찬이 연이어 수술대에 오르며 다시 뒷문에 구멍이 생겼다.

LG는 또 다른 FA 불펜 자원 김강률과 3+1년 최대 14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어 FA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좌완 최채흥을 영입해 투수 자원을 모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증을 느낀 LG는 '왕조 시절' 모습을 되찾길 기대하며 심창민과도 계약을 맺었다.



LG 구단은 “심창민은 과거 필승조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선수”라며 “테스트 결과 경쟁력 있는 구위와 향상된 제구력으로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활의 기회를 잡은 심창민은 “LG가 나를 믿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너무 감사드린다. 구단이 내게 기대하는 부분을 충분히 알고 있다. 시즌 전까지 남은 시간 준비 잘해서 실력으로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라며 “다시 한번 LG가 우승을 하는 데 보탬이 되면 좋겠고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팬들께 다가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