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청룡의 해 하늘 높이 날아오를 줄 알았던 '미르(용을 뜻하는 순우리말)'의 2024년은 결국 수술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아직 19세에 불과한 '새끼용' 전미르(롯데 자이언츠)는 좌절하지 않았다.
고교 시절 투타에 모두 재능을 보이며 '경북고 오타니'로 불린 전미르는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2024년 '청룡의 해' 갑진년을 데뷔 시즌으로 맞은 '용(미르)'은 투수로 먼저 두각을 드러냈다.
묵직한 패스트볼과 강력한 커브를 앞세운 전미르는 데뷔전이었던 3월 24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서 1이닝 동안 3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전미르는 데뷔 첫 7경기 연속 무실점, 6⅔이닝 12탈삼진의 괴력을 뽐내며 단숨에 롯데의 필승조로 도약했다. 4월 7일 두산 베어스전서 첫 실점(0이닝 3실점 1자책)을 기록한 후에도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빠르게 페이스를 되찾았다. 4월까지 16경기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3.52, 9이닝당 탈삼진 12.33개(15⅓이닝 21탈삼진)를 기록한 그는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너무 빠르게 필승조로 자리 잡은 게 화근이 됐을까. 구승민, 최준용 등 기존 핵심 불펜들의 부진과 부상 속에서 전미르의 등판 간격은 점점 좁아졌고 횟수도 늘어났다. 결국 5월(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40)과 6월 (2패 평균자책점 14.40) 내리막을 걸은 그는 6월 15일 LG 트윈스전을 마지막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렇게 전미르의 데뷔 첫 시즌이 마무리됐다.
1군에서 36경기 1승 5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88의 성적을 남기고 사라진 전미르는 약 6개월이 지나 '수술' 소식을 알렸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수술을 받았으며 재활에는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예상대로라면 사실상 2025시즌 전반기에는 전미르의 모습을 보기 어려워 보인다. 불펜이 약점인 롯데로서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데뷔 초 힘차게 비상하던 용은 더 높이 날아오르지 못하고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아쉬운 '청룡의 해'를 마무리한 전미르는 2025년 자신이 공언한대로 더 강해져서 돌아와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묵직한 돌직구와 폭포수 커브를 던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전미르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