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투혼→2년 연속 재계약→중도 방출' 前 한화 외인 투수, 대만서 새출발...다시 한국 무대와 인연 이어질까
입력 : 2025.02.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35)가 다시 아시아 무대를 밟는다. 이번에는 한국이 아닌 대만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다루은 'MLB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3일(이하 한국시간) '페냐가 대만 프로야구리그(CPBL) 퉁이 라이온스와 계약을 맺었다'라고 전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페냐는 200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고 프로에 입성해 2016년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컵스를 떠나 LA 에인절스(2018~2021)서 4시즌을 보낸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6시즌 104경기(선발 24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점 4.66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2년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페냐는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 머물다 그해 6월 닉 킹험의 대체 선수로 한화와 총액 5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한국 무대로 향했다.

페냐는 남은 시즌 13경기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72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7월(1승 1패 평균자책점 4.18)과 8월(2승 1패 평균자책점 4.35) 적응기를 거친 페냐는 9월 4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70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9월 20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안치홍의 강습 타구에 코를 맞아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KBO리그 데뷔 초반보다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던 페냐는 총액 85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의 조건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는 2023시즌 한화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 내 유일의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는 등 32경기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맹활약했다.

KBO리그서 2번째 시즌을 보낸 페냐 성적도 훌륭했지만, 워크에식은 더 뛰어났다. 단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다. 6월 27일 KT 위즈전에서는 경기 초반 손가락 출혈 증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니폼 하의에 피를 닦아가며 7회까지 이닝을 책임지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휴식일에는 팀 내 최고 유망주이자 국가대표 선발투수인 문동주를 야구장으로 불러 함께 운동을 하는 등 프로선수로서 모범을 보이는 행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4시즌을 앞두고 페냐는 한화와 최대 105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5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의 재계약을 맺고 장수 외국인 투수의 길을 걷는 듯했다. 하지만 3번째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3월 2경기서 2연승(평균자책점 3.09)을 달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7경기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7.71로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페냐의 발목을 잡았다. 5월 1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손아섭의 타구를 잡으려 본능적으로 손을 뻗다 오른쪽 손목을 맞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골절은 피했으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돼 한 차례 등판을 걸러야 했다.


이후 5월 26일 1군에 복귀해 SSG 랜더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준비했던 페냐는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기회를 잃었다. 다음날(5월 27일) 오전 한화는 최원호 감독과 박찬혁 대표이사의 사퇴를 발표한 데 이어 오후에는 페냐의 웨이버 공시를 알렸다. 결국 페냐는 2024시즌 9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6.27의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54경기 19승 20패 평균자책점 3.98.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돌아간 페냐는 도미니카 윈터리그 토로스 델 에스테와 계약을 맺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다만 7경기(선발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91로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KBO리그와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내리막을 걸은 페냐는 대만에서 부활에 도전한다. 30대 중반의 나이와 최근 하락세를 고려하면 메이저리그 복귀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CPBL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KBO리그 무대를 다시 밟을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2022년 숀 모리만도(SSG 랜더스), 지난해 에릭 스타우트(KIA 타이거즈) 등 시즌 중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국을 향한 케이스가 여러 차례 있다. 페냐도 대만에서 부활해 다시 한국과 인연을 맺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OSEN, 뉴시스, 한화 이글스 제공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