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묵묵히 최선 다하면 기회 올 것'' 김천 맹성웅이 보여준 '기다림의 미학'
입력 : 2025.04.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김천] 배웅기 기자= 김천상무 맹성웅(27)은 자신에게 돌아올 기회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K리그에서 맹성웅만큼 '성실함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선수는 없다. FC안양과 전북현대를 거쳐 김천에 이르기까지 맹성웅은 숱한 의심을 극복하고 구태여 진가를 입증해내는 캐릭터였다.

올 시즌 출전 기회 또한 다소 늦은 시점 찾아왔다. 맹성웅은 16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 중원을 진두지휘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다만 맹성웅 입장에서는 애석하게도 지난해 4월 입대 이래 K리그1 출전 횟수는 11경기에 불과하다. 19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9라운드 홈경기(0-2 패)에서도 벤치를 지켰다.


불행 중 다행히도 정정용 감독이 설명하길 기량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맹성웅이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중원의 경우 6월 전역하는 서민우와 김봉수 조합이 견고하다. 정정용 감독은 오는 5월부터 큰 폭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며 맹성웅을 비롯한 9기가 기존 베스트 11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임을 시사했다.

대전전을 앞두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맹성웅은 인터뷰 요청에 다소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저를 찾으신 게 맞냐"고 되물었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인터뷰를 잘 못해서"라며 말끝을 흐린 것과 달리 이내 청산유수처럼 답변을 쏟아냈다.

맹성웅은 "수원전에 이번 시즌 첫 경기를 뛰게 돼 감사한 마음이었다. 기다린 순간이었지만 경기 초반만 해도 오랜만에 발을 맞추는 선수가 많아서인지 실수가 잦았다. 다행히도 갈수록 적응하고 득점하며 잘 풀린 것 같다"며 "선수 기용은 언제나 감독님의 몫이다. 할 일을 묵묵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수원전을 되돌아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정정용 감독에게 특별히 조언을 구한 것이 있는지 묻자 "감독님께서 따로 말씀을 많이 하시는 스타일은 아니다. 다만 팀이 요구하는 방향은 확실히 강조해 주시는 편이다. 어느 누가 그라운드에 들어가도 시스템이 흐트러지지 않게끔 해야 하다 보니 저 역시도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어느덧 입대 1년이 흘러 어엿한 상병이 된 맹성웅이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꼬인 군번'으로 여태 후임이 없다. 7일 입대한 10기의 자대 배치가 이뤄지면 그제서야 막내를 탈출하게 된다.

맹성웅은 "후임들이 들어온다는 건 선임들이 전역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무라는 팀은 특성상 매년 과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에는 침체되지 않고 쉽게 반등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로 곧 저희 9기가 출전 기회를 많이 받을 텐데 다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부대 생활 면에서도 후임들이 빠르게 들어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웃었다.


10월 전역 후 원 소속팀 전북으로 복귀하는 맹성웅은 거스 포옛 감독을 새로운 스승으로 맞는다. 이에 대해서는 "개막전 때 인사드린 걸 제외하면 따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며 "전역까지 아직 많이 남아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환상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전역할 때쯤에는 전북에서 많이 배울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돌아갈 준비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천상무프로축구단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