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23승 합작' 후라도·헤이수스 왜 포기했나...'푸이그 방출' 키움, 실패로 돌아간 '외인 타자 2명' 모험수
입력 : 2025.05.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2023년과 2024년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문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겨울 외국인 선수 3명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험수'를 뒀다. 팀 승리(58승)의 약 40%인 23승을 합작한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 위즈)와 재계약을 포기한 것.

성적만 봤을 때 재계약이 당연해보였던 두 선수를 포기한 것도 놀라웠지만, 그보다 더 파격적인 결정이 뒤따랐다.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를 영입하며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 2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유는 있었다. 지난해 키움은 팀 타율(0.264), 홈런(104), 득점(672), 타점(0.641), OPS(0.717) 등 대부분 지표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팀 평균자책점 9위(5.16)의 마운드도 탄탄한 편은 아니었으나, 김혜성(LA 다저스)마저 빠져나간 타선의 구멍이 훨씬 커 보였다.

키움은 지난해 11월 26일 "지난 시즌까지 함께한 외국인 투수 후라도와 헤이수스,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과는 재계약하지 않기로 하고, 새 외국인 타자 푸이그 카디네스,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로스터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구성해 2025시즌을 준비한다"라고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푸이그는 총액 100만 달러 전액 보장, 카디네스는 총액 60만 달러(연봉 4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 로젠버그는 총액 80만 달러(연봉 7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의 조건이었다. 키움은 “팀의 약점과 보완이 필요한 점들을 파악했고, 특히 공격력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모였다”라며 “장타력을 갖춘 푸이그와 카디네스의 합류로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국내 타자들과 시너지를 낸다면 내년 시즌 더욱 강력한 공격 야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두 선수의 장타력과 타점 생산 능력이 팀 타선에 큰 보탬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키움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된 것처럼 보였다. 3월 8경기서 푸이그는 타율 0.324(34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 카디네스는 타율 0.379(29타수 11안타) 3홈런 1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두 선수는 거짓말처럼 4월부터 나란히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 18일까지 푸이그는 40경기 타율 0.212(156타수 33안타) 6홈런 20타점 OPS 0.625, 카디네스는 42경기 타율 0.224(147타수 33안타) 4홈런 23타점 OPS 0.695로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 2명이 합류한 키움 타선은 팀 타율(0.227), 타점(169), 출루율(0.302), 장타율(0.333), OPS(0.635) 등 대부분 지표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마운드는 더욱 심각했다. 팀 평균자책점 6.03으로 9위 NC 다이노스(4.94)와 1점 이상 차이가 나는 10위를 기록 중이다. 로젠버그(10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3.95)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냉정히 봤을 때 '에이스'급 기량은 아니다.

반면 키움을 떠난 후라도와 헤이수스는 이미 KBO리그서 검증된 기량을 올해도 변함없이 뽐내고 있다. 삼성 후라도는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는 상황에서도 10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특히 퀄리티 스타트가 무려 9번(리그 1위)에 달할 정도로 '퀄스 머신' 면모를 뽐내고 있다. KT 헤이수스 역시 9경기서 2승 4패로 승리를 많이 챙기지 못했으나 평균자책점 2.81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9위 두산(19승 2무 25패 승률 0.432)과 7.5경기나 차이 날 정도로 압도적인 최하위에 머무는 키움(14승 35패 승률 0.286)은 결국 마운드 보강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외국인 타자 2명 중 그 누구를 교체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서 키움은 어깨 부상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푸이그의 방출을 선택했다. 대신 KBO리그서 4시즌 통산 46승 24패 평균자책점 3.21의 성적을 기록한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키움 구단은 "올 시즌 공격력 강화를 목표로 외국인 타자 2인 체제를 운영해 왔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라며 "팀이 최하위로 처진 현 상황을 타개하고 실질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선발진 강화를 통한 마운드 안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이 모였다. 이에 따라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의 '외국인 타자 2명' 모험수는 결국 무리수가 됐다. 개막 후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교체 카드를 꺼내든 키움은 “로젠버그, 알칸타라, 하영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2군에서 컨디션을 조율 중인 김윤하와 곧 부상에서 복귀 예정인 정현우까지 가세하게 되면 이전보다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호된 시행착오를 겪은 키움이 알칸타라 영입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뉴스1, 뉴시스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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